조선업계 관계자는 “연내 카타르발 추가 발주가 예상되고, 신조선가(신규 선박 건조 가격)도 오르고 있어 하반기 조선업 시황이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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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합산)은 지난 10일 아시아 소재 선사와 약 2조원에 달하는 LNG운반선 7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조선해양은 발주처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밝히지 않았지만, 선박 규모와 가격 등을 미뤄볼 때 카타르 프로젝트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에 2척, 지난달 8척 등 유럽 소재 선사로부터 수주한 LNG 운반선도 카타르 프로젝트로 알려지면서 한국조선해양이 지금껏 수주한 카타르 물량만 총 17척에 달한다.
카타르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LNG 수요에 맞춰, LNG 생산 능력을 7700만톤에서 2027년까지 1억2600만톤으로 확대하는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이러한 증산 계획에 맞춰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에너지(옛 카타르페트롤리엄)는 지난 2020년 6월 국내 조선 3사(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와 23조600억원 규모의 100척이 넘는 LNG운반선 건조 슬롯 계약도 체결했다. 슬롯 계약은 조선소에서 선박이 건조되는 장소인 도크(Dock)를 미리 선점해두는 사전 계약을 말한다.
이중 카타르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지난 6월 4척을 수주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는 지난 2020년 체결한 예약 합의서에 따른 첫 번째 선박으로서 향후 추가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올해 대우조선해양의 카타르 발주 예상 물량은 총 18척으로 연내 14척이 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카타르 발주 가격이 1척당 2억1500만 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14척 발주가 모두 이뤄지면 수주액만 30억 달러가 넘는다.
삼성중공업도 카타르발(發) 프로젝트에 힘입어 조선업 역사상 단일 선박 건조 계약으로 역대 최대를 따내며 순항중에 있다. 지난 6월 삼성중공업은 버뮤다 지역 선주로부터 LNG운반선 12척, 아프리카 지역 선주로부터 LNG운반선 2척을 한꺼번에 수주하면서 이날 하루에만 총 14척, 3조9000억원 어치의 ‘수주 잭팟’을 터트린 것이다. 이로써 삼성중공업은 올 들어 총 33척, 63억 달러 수주고를 올리며 연간 수주 목표(88억 달러)의 72%를 달성했다. 연내에도 삼성중공업에 카타르발 발주 물량 4척이 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LNG 선가 올라 하반기 조선업 시황도 밝아
특히 LNG운반선 시장은 신규 수요가 늘며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 2억3000만 달러(17만4000㎥ 기준) 수준의 선가는 2억5000만 달러로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의 도크(건조 슬롯)도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 LNG운반선의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특히 선박 건조 원가의 20%에 달하는 후판(선박에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도 올 하반기 최소 동결되거나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조선사들의 실적 개선세에 힘을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