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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코로나19가 올해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을 최대 0.5%포인트 끌어내릴 것이라고 월가 전문가들이 예측했다. 올해 1월 미중 1단계 무역합의 등 긍정적인 요인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이 더 크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7~11일 63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3%, 즉 10명 중 8명 이상이 올해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 미만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의 5%는 0.5%포인트 이상 떨어질 것이라고 답했으며, 10%는 아무런 영향도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콘스턴스 헌터 KPMG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이는 상품가격부터 글로벌 재화·서비스 수요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발 글로벌 경제 충격이 미국에도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 WSJ은 “미국 내 코로나19 발병 사례가 여전히 매우 적은 수준이지만, 이미 관광산업 등과 같은 일부 분야에선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연율 기준 1.6%에 그칠 것이라고 월가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이전인 작년 12월 조사(1.8%)와 비교하면 0.2%포인트 낮은 수치다.
미국의 연간 성장률도 향후 하향 조정될 위험이 크다는 답변이 82%에 달했다. 이 역시 지난해 12월 조사(10%)보다 크게 높다. 2019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전년대비 2.3%를 기록했는데, 2020년과 2021년 1.9% 수준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경기침체 도래 시기와 관련해선 응답자 중 35%가 내년을, 29.7%가 2022년을 예상했다. 올해 침체기를 맞이할 것이란 답변은 10.8%에 그쳤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다음 행보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응답자 중 55%는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 반면, 45%는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연준은 또 지난해 9월부터 단기금리 급등에 대응, 월 600억달러 규모의 재정증권을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이 매입 규모를 언제부터 줄일 것인지와 관련해 23%는 오는 4월을, 28%는 5월, 16%는 7월을 각각 예상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그레고리 다코는 “생산 재개가 얼마나 빨리 이뤄질 것인지에 달렸다. 늦어질 경우 올해 1분기 성장률은 0.5%포인트, 연간 성장률은 0.1%포인트 각각 낮아질 것”이라고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