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찬 KTB네트워크 미주법인 대표는 12일 네이버 분당 사옥에서 열린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컨퍼런스에서 앞으로 실리콘밸리 내 벤처·스타트업 투자 시장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비대해진 스타트업의 구조조정이 임박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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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앞으로 1년 혹은 1년반 뒤를 가정해 놓고 겨울이 올꺼냐고 묻는다면 이미 춥다고 얘기하고 싶다”며 “얼어붙을 정도는 아니지만 이미 쌀쌀하고 더 추워질 수 있다는 느낌을 받는 정도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분위기는 올해 들어 분명하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그가 예로 든 사례는 기술기반 스타트업·벤처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감소다. 올해 1분기 미국에서 IPO를 한 벤처회사는 6개다. 전년 같은 기간에는 77개였다. 기술 기반 기업들의 IPO는 올해 1분기 0건이었다. 지난해 1분기에는 23건이었다.
유니콘 기업은 비상장 스타트업중에서 기업가치가 10억달러(약 1조143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기업을 뜻한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페이스북의 러브콜을 받은 스냅챗 등이 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현상은) 지난 3년에서 4년간 이어져왔던 추세가 누적된 현상”이라며 “(시중에) 남는 돈이 벤처 시장에 많이 들어와 회사들의 몸집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남는 돈은 벤처·스타트업 투자를 목적으로 조성된 펀드액 외 외부 자금을 뜻한다. 하지만 최근 2년간 투자 금액 대비 회수액은 줄어들고 있다.
이 대표는 “커진 몸을 유지하려면 칼로리를 빼거나, 아니면 살을 빼야하는 매커니즘이 돼야 한다”며 “펀딩 환경이 안좋아지고 있어 결국에는 살을 빼는 방법밖에 남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회사들이 몸집을 줄이는 일이 앞으로 1년에서 1년반 사이에 일어날 것”이라며 “실제로도 올해 몇몇 기업들 사이에서는 10%~20% 정리해고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실리콘밸리내 벤처·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지만 한국 스타트업이 받는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한국 벤처는 정책 자금이 많이 들어와 있다”며 “미국 사례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호찬 KTB벤처스 대표 강연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