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 잇단 보장한도 축소…수익성 관리 나섰나

과도한 유사암 보장금액 축소…업계 누적 가입금액 설정도
2분기 실적 전망 '먹구름'…손해율↑·사업비↑
"수익성 관리" vs "출혈경쟁 지속, 절판마케팅"
  • 등록 2019-07-24 오전 10:01:30

    수정 2019-07-24 오전 10:01:30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최근 손해보험사들이 보험상품의 보장 한도를 줄줄이 축소하고 있다. 경쟁 심화로 그동안 과도한 보장 상품을 내놓았던 만큼 향후 수익성 관리를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일종의 절판 마케팅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수익성 관리를 위한 내실 경영 차원으로 보기에는 여전히 과도한 상품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번주부터 메리츠화재가 어린이보험 26~30세 가입자의 유사암 가입금액을 기존 5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축소하고 간편건강보험의 2대질환진단비도 5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낮췄다.

DB손해보험은 뇌·심혈관 등 2대 질환과 유사암의 최대 보장금액을 각각 5000만원, 3000만원에서 2000만원, 1000만원으로, 어린이보험도 2대 질환과 유사암 보장금액을 각각 5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축소했다.

현대해상은 유사암 가입한도를 기존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대신 업계 누적 가입금액 5000만원을 신설했다. 업계 누적 가입금액 설정은 가입자의 중복 가입을 제한하는 것으로 메리츠화재는 이미 적용하고 있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시장포화, 경기침체로 신규 가입자가 줄고 해지가 늘자 출혈경쟁에 나섰다. 그동안 갑상선암, 기타피부암, 경계성종양, 제자리암 등의 유사암은 치료비가 낮은 반면 진단·발병률이 높아 진단금을 기존 일반암 대비 10~20%로 책정해 왔다. 일반암 진단비가 통상 3000만원 수준인 것을 고려할 때 300만~600만원 정도가 적당하지만 이게 5000만원까지 확대된 셈이다.

하지만 향후 손해율 상승이 크게 우려되는 데다 당국이 보험업계의 이같은 행태에 예의주시하면서 보장한도 축소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손보사들의 수익성이 악화일로인 것도 보장축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증권업계에서는 대형 손보사(상장사)들의 2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30~40%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자동차보험 및 장기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보험영업이익이 감소한 가운데 신계약 판매 증가에 따른 사업비 증가로 삼성·현대·DB·메리츠·한화 등 5개사의 2분기 예상 순이익은 전년대비 39.2% 감소한 5021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보험업계가 내실경영보다는 여전히 공격 영업에 치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보장한도 축소도 절판마케팅의 일환 아니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손보사들은 지난 4~5월 뇌혈관질환·허혈성심장질환·유사암 담보의 가입한도를 1000만원으로 축소할 가능성을 내비쳤고, 그 결과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하지만 최근에서야 실제 보장한도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

대신 간편심사보험으로 불리는 유병자보험의 고지 의무를 대폭 줄인 초간편 상품들을 잇따라 출시하거나 암,뇌졸중,급성심근경색 등 3대질병에 대해 100세까지 집중적으로 계속 보장 받을 수 있는 상품이 등장하는 등 여전히 출혈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경쟁사에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는 당장 팔릴 상품을 내놓아야 하는 데다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서라도 신계약 성장을 이뤄야 향후 손해율이나 수익성도 관리할 여력(모수 확대를 통한 관리)이 생긴다는 절박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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