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퇴 칼바람 산업계 전반 확산.. "20~30대 사원급도 예외 아냐"

두산인프라코어 육아휴직자는 물론 20대도 명퇴
삼성물산 건설부문 30대도 퇴사 권고
삼성전자 초임상무 퇴직.. KT도 최대 56명 대기발령
한국GM 30대 초반 대리급부터 희망퇴직 적용
  • 등록 2015-12-16 오전 10:33:55

    수정 2015-12-16 오후 12:22:57

[이데일리 이진철 이재호 이승현 기자] 국내 대기업 계열 중공업 회사에 다니다 지난해 은퇴한 A씨는 얼마 전 친구의 아들이 회사를 그만둬 직장을 다시 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대기업 계열 건설회사에 다녔던 친구의 아들이 갑작스레 명예퇴직했다는 이야기에 “혹시 회사에서 무슨 잘못을 했거나 평소 인사고과가 나빠 짤린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회사가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할 경우 40~50대 중장년층이 일반적이었고 젊은 직원들은 예외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구 아들이 다녔던 회사는 30대 전후의 젊은 사원급 직원까지 위로금을 받고 회사를 떠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이도 불문한 요즘의 인력 구조조정 칼바람 세태를 실감했다.

연말 산업계에 전방위적인 인력감원 폭풍이 불고 있다. 저성과자나 임원승진 누락자, 연차가 높은 직원들에 대한 인력 구조조정은 늘상 있어왔지만 올해의 경우 초임 임원들은 물론 20~30대 젊은 직원들까지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되고 있다는 점에서 IMF 외환위기가 연상될 정도로 혹독한 분위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042670)는 오는 18일까지 국내 사무직 30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하고 있다. 지난 2월과 9월, 11월에 이어 올해 들어서만 네번째 진행되는 희망퇴직이다.

이번 인력 구조조정은 육아휴직 등으로 회사를 잠시 떠나 있던 직원들은 복귀가 무산되는 것은 물론이고, 지난해 갓 입사한 20대 공채사원들까지 퇴직신청을 할 정도로 규모가 확대돼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다.

20대까지 퇴사를 권고하는 구조조정에 대한 파장이 커지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수습에 나섰다. 박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2년차 직원들은 철회하라고 지시했다”면서 “바로 조치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옛 제일모직과 옛 삼성물산이 합병해 출범한 통합 삼성물산(028260)도 몸집 줄이기 차원에서 건설부문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나이와 관계없이 인력감원을 실시하면서 젊은 직원들이 포함됐다.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해 삼성의 주요 계열사들도 20~30% 임원을 줄이는 연말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은 그동안 임원으로 승진하면 안정적인 업무를 위해 3년 임기를 보장해주는 관례가 있었지만 올해의 경우 2년차 초임 상무들도 퇴임 대상에 대거 포함됐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한국GM이 최근 사무직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대상은 2011년 12월 이전에 입사한 만 4년차 이상의 사무직 직원들이다. 주로 대리급 이상의 사무직 직원들로 연령별로는 30대 초반도 있을 전망이다.

한국GM은 희망퇴직 임직원에게는 입사연도에 따라 2~3년치 연봉과 최대 2년치 자녀 학자금, 1000만원 상당의 신차 구매 할인 바우처를 제공하기로 했다.

KT(030200)는 올해 인사에서 부사장급 5명을 교체하는 신상필벌 인사를 단행했다. 신규 임원 승진자를 포함해 지난해 24명보다 많은 38명의 임원 승진이 이뤄졌지만 이 과정에서 임원들의 평균 나이는 52세에서 50세로 낮아졌다. 또한 인사이후 대기발령자가 56여명에 달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지난해 8300명을 명예퇴직했지만 여전히 회사의 인력운용은 팍팍하다”면서 “연말연시이지만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난을 겪는 기업이 조직과 인력을 조정하는 것은 사업 정상화를 위해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회사의 미래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할 때 젊은 직원들까지 내보내는 것은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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