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위 방폐물 처분 특별법 제정 시급”

방사성폐기물학회, 2022년 춘계 학술발표회
수백여 전문가 참여해 다양한 제언·논문발표 진행
기존법 수정안·단계적 법제화안 등 세부 방법론도
  • 등록 2022-05-27 오후 2:02:26

    수정 2022-05-27 오후 2:02:26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원자력계가 사용후핵연료 등 고준위 방사성폐기물(방폐물) 처분 특별법의 빠른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기존법을 수정하거나 단계적으로 법제화하는 등의 구체적인 방법을 담은 제언도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21년 12월 발표한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 중 영구처분시설 예시. 핀란드 심층처분에 활용하는 다중방벽시스템이다. (사진=산업부)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는 25~27일 부산에서 2022년 춘계 학술발표회를 열고 고준위 방폐물 처리 방안과 이를 위한 고준위 방폐물 처분 특별법 제정 방안을 논의했다.

올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이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뒤집고 원전 세계 최강대국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국내 20여기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 50만여 다발의 사용후핵연료를 포함한 고준위 방폐물 처리 방법을 정해야 하는 선결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재는 각 원전본부 내 저장시설에 보관 중인데 이 시설은 2031년 고리·한빛 원전본부를 시작으로 차례로 포화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도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특별법을 제정하고 국무총리 산하 전담조직을 꾸린다는 내용을 국정과제에 포함했다. 이전 문재인 정부 역시 지난해 12월 고준위 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문제는 결국 이 계획에 따른 영구처분시설을 어디에 마련하느냐이다. 정부는 1986년에도 영구처분장 후보지로 영덕, 울진, 포항을 선정했으나 주민 반대로 실증조차 진행하지 못했다. 1990년 태안 안면도와 고성, 양양과 1994년 인천 굴업도도 같은 이유로 무산됐다. 지난 30여년 간 수많은 방법론이 나왔으나 늘 부지 선정 문제에 부딪혔고 이제 해법 마련까진 10년의 기간도 채 남지 않게 됐다.

전 세계적으로도 고준위 방폐물 영구처분시설 부지 확보는 난제다. 현재 부지 확보에 진척을 보이는 곳은 △핀란드(2001년 확정·2016년부터 건설중) △스웨덴(2009년 확정·건설 준비중) △프랑스(2010년 확정·건설허가 신청 준비중) △일본(2개 신청지역 조사중) 4개국뿐이다. 미국은 1987년 부지를 확보했으나 진통 끝에 사업이 중단됐다.

황주호 원자력진흥위원회 위원은 사용후핵연료 2050이란 주제의 기조발표를 통해 고준위 방폐물 처리를 위한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며, 여의치 않을 땐 현 방사성폐기물 관리법 개정을 통해 법제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는 2015년 경북 경주에 중·저준위 방폐물을 처분하는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를 만들어 원전 시설에서 사용한 작업복이나 장갑을 처분하고 있다. 또 이를 위해 2008년 방사성폐기물법을 제정하고 이듬해 방폐장을 관리하는 준정부기관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을 설립했다.

황 위원은 “정부가 강력한 의지로 1990년대 부지 선정 과정을 포함한 역사를 되짚고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면 현 사용 후 핵연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유럽연합(EU)이 친환경 경제활동 기준에 원전을 포함하며 처분시설 의무를 부여했듯 우리도 2050년에는 고준위 방폐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전 수출 때도 사용후핵연료 관리기술을 패키지로 묶어 처리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전 전문가이자 전 국회의원인 민병주 울산과학기술원 교수는 ‘고준위 방폐물 관련 법제화 현황 및 제언’이란 주제의 발표에서 단계적 법제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특별법은) 꼭 필요한 사항만 넣어 우선 제정하고 이견과 논란이 있는 부분은 추후 논의를 거쳐 (하위) 시행령과 시행세칙에 담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사흘에 걸친 학술발표회와 워크숍에선 수백여 전문가가 참여해 이와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을 펼쳤다. 또 고준위 방폐물 처리와 관련한 334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일본, 미국, 캐나다 등 7개국 11명의 해외 전문가의 발표도 있었다.

강문자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회장은 “사용후핵연료 관리와 고준위 방폐물 특별법 이슈는 원자력계가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현안”이라며 “이번 학술발표회 논의 내용과 제언이 정부 정책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21년 12월29일 경북 울진군 신한울 3·4호기 건설중단 현장을 방문해 탈원전 정책 전면 재검토와 신한울 3·4호기 건설 즉각 재개 등 원자력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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