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누적 경상흑자 240억달러…11년 만에 최악의 성적내나(종합)

한은, 작년 11월 국제수지 발표
한은 "작년 경상수지 전망치 250억달러 달성 가능"
상품수지는 115.5억달러 흑자, 2008년만도 못할 수도
11월 경상수지 6.2억달러 적자…석 달 만에 적자 전환
수출, 12.3% 감소…2020년 5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축소
"올 1분기까지 최악이나 에너지 가격...
  • 등록 2023-01-10 오전 11:23:54

    수정 2023-01-10 오후 7:36:09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우리나라 작년 경상수지 흑자폭이 250억달러 수준에 그쳐 2011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11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글로벌 경기 위축과 급등했던 에너지 가격 등으로 상품수지 흑자폭은 2008년 금융위기만도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올 1분기까지 최악의 고비가 지나가면 에너지 가격 안정에 경상수지는 개선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월 누적 상품수지 115.5억달러 흑자…2001년 이후 최악될 수도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1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는 243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동기(822억4000만달러) 대비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연간 경상수지는 유럽 재정위기였던 2011년 166억4000만달러 이후 최악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은에선 작년 경상수지 전망치 250억달러 달성에는 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12월 무역수지(46억9000만달러 적자) 적자폭이 11월(70만1000만달러 적자)보다 축소된 것으로 봤을 때 전망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월 평균 경상수지는 22억달러 흑자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에 250억달러 달성 가능성이 높지만 하반기로만 잘라서 보면 월 평균 8000만달러 적자를 내고 있어 250억달러 달성도 쉽지 않을 수 있다.

작년 11월 경상수지도 6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8월(30억5000만달러 적자) 이후 석 달 만에 적자 전환이다. 특히 상품수지가 15억7000만달러 적자로 두 달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11월 누적 기준으로 보면 상품수지는 115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 적자 행진이 계속될 경우 작년 연간 상품수지는 2008년(117억5000만달러)만도 못한 성적을 낼 전망이다. 2001년 94억1000만달러 달성 이후 상품수지가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무엇보다 수출이 세계 경기 위축과 반도체 등 IT업황 둔화로 빠르게 쪼그라들고 있다. 작년 11월 수출은 523억2000만달러로 전년동월비 12.3% 감소했다. 석 달 째 감소이자 2020년 5월(28.7% 감소) 이후 최악의 감소세다.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 화공품 등이 각각 28.6%, 16.0% 감소세를 보였다. 수입은 538억8000만달러로 수출보다는 증가세를 보였으나 0.6% 증가에 그쳤다. 이 역시 2020년 12월(-0.3%) 이후 가장 낮은 증가세다. 수입도 수출처럼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서비스 수지는 작년 한 해로 보면 11월 누적으로 6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전년동기(28억7000만달러 적자) 대비 적자폭이 크게 줄면서 상품수지 흑자폭 축소를 보완하는 역할을 해줬다. 그러나 앞으로 서비스 수지는 적자 확대 가능성이 크다. 효자 노릇을 하던 운송수지의 흑자폭이 운임료 하락에 점차 축소되고 있다. 운송수지는 작년 1월 23억2000만달러 흑자로 사상 최대치를 찍은 후 추세적으로 하락, 11월엔 4억8000만달러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여행수지는 해외 여행 증가로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 11월 누적 여행수지는 70억8000만달러로 전년동기(55억6000만달러)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그나마 배당소득 수지 등 본원소득 수지가 11월 누적 157억4000만달러 흑자로 전년동기(168억6000만달러) 대비보다 소폭 위축되면서 안정적인 흑자를 보이고 있다. 본원소득 수지는 연간 기준으로 2019년부터 4년째 100억달러 이상의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수입도 감소로 전환 가능성’…불황형 흑자 나올까

경상수지가 흑자를 보이기 위해선 상품수지가 안정적인 흑자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작년 12월 무역수지는 47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반도체 업황이 불황이라 상품수지 흑자폭을 키워줄 중계무역순수출도 위축되고 있다. 작년 11월 중계무역순수출은 17억2000만달러로 전년동기(24억3000만달러)보다 29% 가량 감소했다.

수출이 석 달 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머지 않아 수입도 감소 전환 가능성이 커졌다. 통관 기준으로 수입이 작년 12월 전년동월비 2.4% 감소했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감소하되 수입 감소폭이 수출보다 더 커지면서 ‘불황형 흑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커 보인다. 올해 한은이 전망한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280억달러로 작년보다 30억달러 더 커지는 것에 불과하다.

다만 경상수지 흐름이 최악을 지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상품수지 쪽에서 적자가 계속 나올 수 있고 여행수지도 적자 요인이긴 하지만 겨울철이 끝나가면서 에너지 가격이 최근에 많이 떨어져 경상수지 개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작년 4분기, 올 1분기가 최악이고 그 뒤로는 개선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배럴당 77달러 수준으로 석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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