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2025년 1.8나노 목표…삼성전자 파운드리 위협
28일 업계에 따르면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온라인 기술 로드맵 발표 행사에서 “내년 7나노, 2023년 3나노, 2024년 2나노, 2025년 1.8나노 반도체를 생산해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인텔은 올 3월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선언한 이후 TSMC와 삼성전자에 대한 추격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모양새다. 인텔은 이번 행사에서 극자외선(EUV) 반도체 장비 독점 공급업체인 ASML과 협업해 ‘차세대 EUV 장비’를 최초 도입하고, 파운드리 고객사로 퀄컴과 아마존을 확보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중앙처리장치(CPU) 등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인텔이 파운드리 영토 확장을 본격화하면서, 삼성전자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파운드리 시장 확대 기대감 속에서 올 초 9만원 중반까지 치솟았던 삼성전자 주가는 인텔이 파운드리 진출을 선언한 지난 3월 이후 8만원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15일(8만 600원) 이후 9거래일 연속 7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인텔의 파운드리 선전포고가 나온 직후인 28일엔 장 초반 7만 8100원까지 하락하며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도 인텔의 파운드리 기술이 TSMC와 삼성전자 등에게 모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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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인텔이 정확히 6년 전인 2015년 7월, D램 메모리 업계 3위인 마이크론과 손잡고 내놓았던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가 실패했던 사례를 거론하고 있다. 당시 인텔은 속도가 빠르지만 전원이 끊기면 데이터가 사라지는 휘발성 메모리인 D램과 비(非)휘발성으로 안정적 저장이 가능한 낸드플래시의 장점을 모두 결합한 ‘3D 크로스X 포인트’를 선보였다. 인텔은 기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보다 1000배 빠른 차세대 메모리라며 “새로운 비휘발성 메모리 기술 혁신이 메모리 및 스토리지 솔루션 분야의 업계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세계 1위 메모리 업체인 삼성전자 입장에선 D램과 낸드플래시를 결합한 새로운 제품을 통해 인텔이 시장을 석권할 경우,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에 삼성전자 주가는 인텔의 신기술 발표 당일인 2015년 7월 29일 2만 5260원(액면분할 기준)에서 4주 뒤인 8월 27일엔 2만 1340원으로 15.5%나 급락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는 기술 개발 못지 않게 양산 능력이 중요한데 인텔이 단기간에 안정적인 수율(양품 비율)로 7나노 이하 초미세공정에서 삼성전자를 역전할 가능성은 낮다”며 “EUV 공정 기반으로 초미세공정에서 수년간 기술력을 쌓아온 삼성전자가 양산 능력에선 인텔보다 한 수 위로 쉽게 역전 당하진 않을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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