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보다 무서운 코로나19…3국 3색 코로나19 검역

코로나19 검역…미국 5분 한국 6시간
중국 베이징 입국 제2 도시 거쳐야
미국 싸늘하고 중국 오히려 활기
국외 이동 여전히 한계…한 달 반 만에 예약
  • 등록 2020-09-29 오전 11:01:00

    수정 2020-09-30 오전 9:04:18

(그래픽=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한국 교포들이 하나같이 말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역을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호텔까지 오는 데만 6시간이 걸렸습니다. 어떤 교포는 10시간도 걸렸다고 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가 100만명에 달하고 있다. 특히나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20만명으로 전 세계 사망자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미국의 언론에서는 이미 역대 전쟁의 전사자 규모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많다고 전한다. 최근 미국을 비롯해 중국과 한국을 오가면서 각국의 코로나19 검역을 거쳤던 한 미국기업의 임원도 미국의 코로나19 검역의 안일함에 일침을 놓았다. 반면 번거로울 정도의 ‘K-방역’이 한국과 미국의 격차를 가져오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미·중 코로나19 방역 ‘3국 3색’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시스템사이언스·엔지니어링 센터(CSSE)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14시) 기준으로 전 세계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99만6287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누적 사망자 20만4052명으로 세계 최대 피해국으로 집계됐다.

한 미국기업 임원(이하 A임원)은 “미국은 다른 나라들과 너무 차이가 난다”며 “미국은 주마다 법과 정치적 견해가 다르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통제하는 게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주 정부가 갈피를 못 잡고 갈팡질팡하는 사이에 20만명이 사망한 것”이라며 “검역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실제 A임원은 최근 미국 LA 방문 당시 코로나19 검역은 5분 내로 끝났다고 한다. A임원은 “공항에서 간단하게 머리 온도를 책정하고 어디에 얼마나 머무를 것이냐는 질문뿐이었다”며 “연락처만 남겨두면 검사국에서 연락하겠다고만 하고 보냈다. 공항에서 나오는데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A임원이 한국 입국 당시 인천공항은 정반대의 상황이라고 한다. 인천공항은 지난 3월부터 전 입국 여객 대상 특별입국절차를 시행하고 있다. △기내(건강상태질문서, 특별검역신고서 작성), △검역(건강상태질문서 제출, 발열체크 등), △특별입국(특별검역신고서 확인 등), △사후 모니터링(자가진단 앱 통해 14일간 매일 의심증상 발현 여부 입력 등)순이다.

A임원은 인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군인들이 큐알코드를 입력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A임원은 “큐알코드 입력 후 두 번째로 질병관리소에서 색깔별로 구분한 목걸이를 줬다”며 “당시 노란카드 목걸이를 줬고 국내 거주지가 따로 있는 사람은 다른 색의 목걸이를 줬다. 여기까지 2시간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정부에서 지정한 호텔로 이동하는데 이를 기다리면서 경찰 3명이 화장실 가는 것부터 커피 마시는 것까지 허락을 받도록 했다”며 “2시간 가까이 기다려서 10명 정도를 모아서 버스로 이동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호텔 도착 후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이 마중을 나왔고 코로나19 검역을 거쳤다. A임원은 “마치 죄인 취급 같았다”며 “테스트를 받고 방으로 올려보냈는데 입국부터 방에 도착하기까지 6시간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아침 7시에 결과가 나오니 기다리라고 했다”며 “동행했던 한국교포들이 ‘코로나19 검역을 이럴 정도로 심하게 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할 정도”라고 전했다.

중국은 이보다 더 심했다고 한다. 중국은 애초 베이징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우회해야 한다고 한다. A임원은 “베이징을 입국하기 위해서는 상하이, 광저우 등 제2의 도시를 거쳐야 한다”며 “상하이에서 2주 격리 후 베이징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이 공산주의 체제인 만큼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한다. A임원은 “모든 것을 하더라도 통제를 한다”며 “큐알코드로 위치추적이 가능하고 위험지역에서는 나오지도 들어가지도 못하게 한다. 중국 지역에서는 골목마다 사람이 지키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공산주의인 만큼 자유가 없는 게 당연하다”며 “그만한 인구를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지키기 위해서는 그 방법뿐이지 않을까 싶고 확실히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입국 후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고 한다. 미국은 싸늘하고 중국은 오히려 활기를 찾는 모습이라고 한다.

A임원은 “미국 본사를 1월부터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며 “대부분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거리 분위기가 싸늘하다”고 말했다. 미국 거리의 음식점은 2곳 가운데 1곳은 문을 닫은 상태이며 배달을 통해서만 주문할 수 있다. 미국에서만 20만명이라는 상상도 못할 사망자가 나오다 보니 과거와 같이 자유롭고 한가로운 분위기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반면 중국은 대부분 음식점이 다시 문을 열었고 80~90%는 정상화로 돌아온 상태라고 한다.

A임원은 “중국의 국내 비행기만 봐도 꽉 찬 상태”라며 “중국 사람들이 안정화 단계에 돌입했고 베이징 시내에서는 밖에 나가도 마스크를 안 써도 될 정도라고까지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심리적으로 안정되자 중국 내에서는 여행과 출장도 잦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 달 반 만에 살 수 있는 비행기 표

한편 아직도 국외로의 이동은 한계가 있다고 한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탓에 더욱 이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A임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비행기 편에서도 나타난다”며 “의학적인 결정이 아닌 정치적 분위기에 따라 1주일에 비행기 표가 2개였다가 1개로 줄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2주 전에 시애틀을 들어가기 위해 베이징에서 LA, LA에서 시애틀로 가는 비행기를 예약해야 하는데 표가 없어서 한 달 반이나 기다려서 예약했다”고 전했다.

한국도 다르지 않다. A임원은 “외국에서 들어오는 비행기가 적어 한국도 마찬가지”라며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한 당분간 이러한 분위기가 2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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