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협력 승부수' 던진 KT 김영섭 "AI시대, 협력적 소버린 모델 추구해야"

1일 GSMA 주최 행사 기조연설에서 기업간 협력 강조
KT-MS, 2029년까지 수조 투자해 AI·클라우드 등 협력
"협력과 동시에 데이터·AI 주권 확보하는 것이 중요"
통신망 고도화는 기본…"차세대 네트워크 진화 필수"
  • 등록 2024-10-01 오후 4:37:33

    수정 2024-10-01 오후 7:03:55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KT(030200)를 ‘AICT(AI+ICT)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김영섭 KT 대표가 다시 한번 실용주의적 면모를 나타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5개년 파트너십을 성사시킨 김 대표는 인공지능(AI)시대를 맞아 외부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 대표의 이같은 실용주의 전략은 국가 AI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영섭 KT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M360 APAC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영섭 KT 대표는 1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에서 개막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주최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 기조연설에서 “통신사들은 핵심인 AI 기술과 데이터 역량을 계속해서 확보하는 동시에 외부 파트너들과 협력해 혁신해야 한다”면서 최근 MS와의 맺은 파트너십을 “협력적인 소버린(자주적)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KT는 한국 통신사를 대표해 GSMA 이사회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대표와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MS 본사에서 오는 2029년까지 수조 원을 투입해 AI·클라우드·IT 분야에서 협력하는 내용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측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와 GPU(그래픽처리장치) 팜과 같은 인프라 투자 및 한국 시장에 특화된 AI, 클라우드, IT 서비스를 만드는 한편 AI·클라우드 이노베이션 센터를 구축하고 관련 인재를 양성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임기를 1년5개월 가량 남겨둔 김 대표가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봤다. 김 대표가 KT를 기존 통신 역량에 AI와 IT기술을 더한 AICT 기업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체질 개선에 집중해왔는데, MS와의 5개년 파트너십이 이를 가속화해줄 것이란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가 앞서 LG CNS를 2015년부터 7년간 재임하며 시스템통합(SI) 기업에서 디지털전환(DX) 전문기업으로 변모시킨 경험이 있다.

김 대표가 지난달 26일 출범한 국가AI위원회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등과 함께 민간위원회 부위원장에 오른 만큼, 그의 관점은 국가 AI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김 대표는 데이터 주권과 AI 주권을 국가 및 기업 차원에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KT가 추진하는 협력적인 소버린 모델은 독립성과 협업이 공존하는 모델로, MS와 포괄적 협력을 통해 한국시장에 특화된 소버린 AI 서비스를 상용화할 것”이라면서 “협력과 동시에 데이터 주권과 AI 주권을 국가와 기업 차원에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지시켰다.

김 대표는 KT가 AI 신사업 뿐 아니라 본업인 통신망의 고도화도 지속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AI가 어디에나 존재하는 AI 에브리웨어 시대를 실현하기 위해서 차세대 네트워크로의 진화는 필수”라면서 “자율주행, 무인 로봇 공장 같은 서비스를 구현하려면 ‘초광대역·초저지연·인텔리전트(지능형)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4G, 5G, 6G가 공존하면서 서비스에 최적화된 네트워크를 제공할 수 있게 구성할 것이며 해상, 공중, 위성 등 비(非)지상 네트워크에 대한 준비도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도 참석해 AI 시대 통신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정부는 6G 기술 상용화 및 표준화와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AI 시대 대한민국 네트워크 전략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AI는 새로운 경제 성장의 모멘텀이면서 저출산, 고령화 등 우리 사회의 부족 문제를 극복할 기회”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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