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생각]②"코로나 시대 '관계 맺음', 새롭게 정의해야"

지성인 연합강연 : 뉴노멀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패널토론'
비대면 소통의 효율성이나 장점 키우고 단점은 보완해야
디지털 소통으로 인한 확증편향 경계하고 개인의견 존중
  • 등록 2020-10-12 오전 11:00:00

    수정 2020-10-13 오전 11:03:25

김지현 SK 써니 부사장(왼쪽부터), 황보현 솔트룩스 최고창의력책임자,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신동민 주한글로벌기업대표자협회(GCCA) 회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린 ‘2020 이데일리 홍보포럼 by 위대한 생각’에서 ‘네 개의 시선: 언택트 커뮤니케이션’ 패널토론을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총괄기획=최은영 부장, 연출=권승현 PD, 정리=이윤화 기자]이데일리 경제 인문학 토크 콘서트 ‘위대한 생각’ 지성인(至成人·men of success) 연합 강연 2부는 패널토론으로 꾸며졌다.

김지현 SK 써니 부사장, 황보현 솔트룩스 최고창의력책임자(CCO),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신동민 주한글로벌기업대표자협회(GCCA) 회장 등 서로 분야가 다른 전문가 4인은 머리를 맞대고 코로나19가 촉발한 언택트 시대 달라진 소통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음은 이날 제시한 다섯 개의 주제에 대한 패널토론의 주요 내용이다.

언택트 시대의 커뮤니케이션이란

△김지현(이하 김)=대면 방식에 의존해온 기성세대들은 코로나로 인해 기존 관계의 유지가 힘들어졌다고 느낀다. 그러나 코로나 이전부터 온라인과 디지털 기술을 통해 타인과 소통하는 것에 익숙했던 10대들은 관계 형성의 폭이 더욱 커진 것 같다. 직장인들은 줌(zoom)을 회의 도구로서만 쓰는데, 10대와 20대는 줌을 켜놓고 공부도 하고 식사를 하며 대화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영진(이하 최)=코로나로 인해 관계가 좁고 깊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본성이 있기 때문에 사람을 아예 만나지 않고서는 생활할 수 없다. 친한 지인들 위주로 대면 관계는 좁고 깊게 형성될 것으로 본다.

△신동민(이하 신)=관계에 대한 정의가 달라질 것이다. 디지털 세대는 대면 아닌 디지털 소통만으로도 친구나 지인 등과 깊은 관계라고 인식한다. 반면, 기존 세대는 만나지 않고 온라인으로만 접한 사람과는 ‘관계를 맺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관계의 정의가 서로 다를 수 있다.

△황보현(이하 황)=관계를 개체 사이의 연결이라고 정의하면 관계 자체에만 신경 쓰는 것도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각 개체가 자신만의 콘텐츠를 얼마나 완성도 있게 갖고 있느냐에 따라 관계 맺음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코로나 때문에 관계가 어렵다고 하는데, 그것도 지금까지의 기준에서 생각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현재의 체제나 질서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가면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준거가 생겨나는 것이지 전체적인 위기는 아니다.

△김=전 (관계의) 위기가 맞다고 본다. 대면 창구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은행 앱을 쓰기 불편하니 뱅크샐러드나 카카오뱅크 등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는 기존 은행의 입장에선 고객 접점이 사라진다는 의미이다. 적어도 기업과 고객의 입장에선 비대면 시대가 가속화하면서 고객이 사라질 위험이 더 커진 걸로 보인다.

언택트 커뮤니케이션의 효용과 한계는

△최=대학에서 강연할 때 줌(zoom)으로 수업을 하고 있는데 대면 강연에 비해 기가 더 빠지는 느낌이다. 벽에 대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낄 때도 많은데 음성을 끄거나 영상을 보지 않는 학생도 많다. 눈빛이나 표정, 손짓 등 비언어적 요소도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영향을 주는데 비대면으로는 소통의 양이 3분의 1, 4분의 1로 떨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교육 현장에 있어서는 소통의 위기가 아닐까 싶다.

△신=장점과 단점이 모두 있을 것 같다. 디지털 수단을 이용해 다수의 사람들과 한번에 소통하고 빠른 결정을 할 때는 언택트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효과적이다. 그러나 창의적인 작업은 하기 어렵다. 사람과 대화하며 영감을 받아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작업을 하기에 언택트는 환경으로 부적합하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시도했다가 이후 캠퍼스를 지어 다시 대면 소통에 나선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김=비대면 소통과 대면 소통은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효용과 한계는 무의미한 논쟁이다.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카카오워크 등 기술을 적극 활용하면서 효용성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황=창의성 영역에서도 대면 소통이 무조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물론 의견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더 나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먼저 각 개인이 수많은 생각과 아이디어를 정리해야 한다.

재택근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세가 될까

△신=재택근무가 대세로 자리 잡을 순 있겠지만 그 이전에 환경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개인의 재택 환경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효율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기업이 직원들의 저마다 다른 재택근무 환경을 얼마나, 어떻게 지원하느냐에 따라 지속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김=재택이라고 통칭하고 있지만 집, 카페, 원격 사무실, 지점별 오피스 등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 비대면이라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면 원격근무는 대세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황=재택근무는 코로나 이전부터 시행되고 있었다. 다만 업종에 따라 효율성이 갈릴 수 있어 취사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수준이 될 것 같다. 예컨대 엑셀 작업은 회사든 집이든 장소에 따라 업무 효율이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 그러나 팀워크가 필요하다거나 창의적인 일은 현재 시점으로는 어렵고 향후 기술 발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세대·계층별 소통 단절의 해결책은 없는가

△최=세대 간 소통은 인류역사와 함께한 문제이고, 언택트 시대 소통 문제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시대라 보다 많은 사람들과 동시에 소통할 수 있게 됐다고는 하지만 실제 소통의 집중도나 몰입도는 현격하게 낮아졌다. 비언어적 요소가 생각보다 중요한데 지금 상황에서는 정치적 양극화와 더불어 세대별 단절을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신=생각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세대나 계층 간의 소통 단절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다르지만 그래도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황=디지털 매체를 통한 언택트 시대에는 개인의 확증편향이 더욱 커진다. 인공지능(AI)이 개개인이 선호하는 뉴스 등 콘텐츠만을 알아서 추천해주기 때문이다. 그로 인한 문제가 너무 크다.

△김=분명 기술은 더 좋아지고 있고 소통할 수단과 방법도 많아졌다. 소통할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다. 결국은 의지의 문제다.

△최=해결책을 쉽게 내놓을 수 없는 이유는 개개인의 인식에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동일성의 욕망’이 있지만, 각자의 차이의 인정해야한다. ‘다름’ 자체가 정상이라는 인식을 깨우쳐야 한다. ‘개취(개인의 취향) 존중’이라는 젊은 세대의 말처럼 기술뿐만 아니라 학습과 교육을 통해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코로나 이후 사라지는 것과 살아남는 것은

△최=14세기 흑사병 유행 당시 유럽 인구의 30%가 사망했고, 스페인독감으로도 4000만~5000만명이 죽었다. 이것은 산업 부분에도 큰 영향을 줬는데, 인구 감소로 산업혁명이 촉발된 측면이 크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산업혁명 당시와 비슷한 양상이 전개될 걸로 본다.

△신=산업적 측면에선 큰 변화가 있겠지만 일상에서는 ‘회복탄력성’이 있기 때문에 결국은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겠나 생각한다. 여행업의 위기라고 하지만 방법에 차이가 날뿐 여행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소리다.

△김=코로나로 인해 바뀐 일상 중 온라인 서비스 사용량이 폭증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오프라인 산업을 뛰어넘었다. 온라인이 주는 극강의 효율성과 편안함이 있는데 코로나가 끝났다고 다시 이전으로 돌아간다는 건 쉽지 않다. 오프라인도 마찬가지로 오프라인만의 강점이 있다. 마스크 벗고 여행도 다시 다니겠지만 유통·금융 분야에선 이전의 비대면 트렌드가 더욱 가속화·고착화할 것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그림 같은 티샷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