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먼저 인공지능과 디지털 혁신(DT)이 화두로 떠오른 요즘, 기업의 홍보담당자가 갖춰야 할 자질에 대한 물음이 있었다. 최근 초등학교에서 코딩 교육을 의무화하는 정책까지 등장한 상황인데 홍보 담당자들도 ‘파이썬’과 같은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익혀 뉴스 분석 툴을 만들어야 하느냐는 고충이 터져 나왔다.
김지현 SK써니 부사장은 “컴퓨터의 언어를 알면 프로그램 개발자와 논의하기도 쉬워지고 회사의 플랫폼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득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컴퓨터 언어를 배워야 한다는 강박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어 “다만 새로운 전자기기나 서비스가 나오면 그만큼 고객과의 접점이 다변화함으로 홍보 담당자들은 이를 직접 체험해 보고 시장 동향을 살필 필요는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기업 홍보 활동에 필요한 언론사나 고객과의 직접적인 만남에 제약이 따르는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소통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하는 청중도 있었다. 관계를 중시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대면 만남이 줄어드는 것은 곧 관계가 소원해짐을 뜻한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홍보 담당자는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찾아 정보를 습득하는 편향적 소비자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 유튜브 등 주요 플랫폼은 이용자가 즐겨 찾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추천하고 관심이 덜한 콘텐츠는 노출 빈도를 낮춘다.
신동민 주한글로벌기업대표자협회(GCCA) 회장은 변화한 소비 환경에 대응하려면 ‘팬덤’ 문화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 회장은 “기업이 원하는 정보를 특정 계층에게 주입하겠다는 것은 능동적인 소비 구조에서는 통하기가 어렵다”면서 “공감할 수 있는 브랜드 가치, 기업 철학을 내세우면 이에 동의하는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해당 기업과 상품 관련 정보를 확산시켜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기업 브랜드 제고를 위해 어떤 사회공헌활동을 해야하는지 묻는 청중도 있었다. 기업들은 복지관 봉사활동, 헌혈증기부 등 기업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이 어려워지면서 사실상 대부분의 사회공헌활동이 중단된 상태다.
신 회장은 자신이 몸을 담고 있는 글로벌 제약회사 머크의 활동을 예로 들었다. 머크는 1년에 한 번씩 글로벌 지사의 모든 직원에게 사회공헌활동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받는다. 회사의 브랜드 가치 향상에 얼만큼 도움이 되는지, 인류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지가 공모전의 주된 선발 기준이다.
신 회장은 “기업이 진행하는 봉사활동이나 기부활동이 약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이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지는 고민해 볼 문제”라면서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는 기업의 장기적 비전을 바탕으로 사회공헌활동을 기획해 구성원과 수혜자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