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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펀드 그후]단물만 쪽…조국펀드 운용사에 당한 상장회사는 지금?

'조국펀드 그후' 7회
코스닥 상장사 WFM의 비극
  • 등록 2021-01-22 오전 11:00:00

    수정 2021-01-24 오전 11:01:44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기업으로서 계속 존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에프엠(035290)(WFM)의 현 상황을 회계 감사 법인은 이렇게 평가했다. 적자와 빚이 누적돼 회사 문을 닫을 판이라는 얘기다.

WFM은 이른바 ‘조국 펀드’ 운용사로 불린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PE)가 2018년 초 경영권을 인수한 기업이다. 시가총액 1000억원대의 이 상장사는 코링크PE 인수 2년여 만에 한계 기업으로 전락했다.

코링크PE 인수 후 무슨 일이?

(그래픽=이동훈 기자)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WFM은 지난해 9월 말 현재 ‘완전 자본 잠식’에 빠진 상태다. 회사가 영업에서 계속 적자를 내며 자본금을 몽땅 까먹고 자기자본이 마이너스(-)가 됐다는 의미다.

이는 신사업 실패와 본업 부진 때문이다.

코링크PE 인수 전 WFM(옛 에이원앤)은 ‘이보영의 토킹클럽’이라는 브랜드를 앞세운 영어 학원 가맹 사업을 했다. 2016년 매출액 159억원, 영업이익 4억원을 올렸으나 코링크PE 인수 후 매출이 3분의 2로 급감하고 연간 영업적자가 50억원 안팎으로 대폭 확대됐다.

특히 2019년 영업적자에 본업 외 비용을 더한 당기순손실이 198억원에 달했다. 코링크PE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하겠다며 도입한 군산공장 기계 설비와 생산 라인 등 유형자산 92억원을 한꺼번에 영업 외 비용에 반영해서다. 배터리 사업이 실제 회사의 매출이나 수주 등으로 연결되지 않아 결국 사업 중단을 결정한 여파다.

WFM은 코링크PE의 횡령액 19억원가량도 모두 회사의 비용으로 처리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5촌 조카이자 코링크PE 총괄대표였던 조범동씨 등이 단기 대여금이나 급여 등의 명목으로 빼돌린 돈이다.

한때 150여 명 내외에 달했던 WFM 직원 수는 현재 15명(작년 9월 말 기준)으로 줄었다.

WFM은 2019년 감사 보고서에서 이같이 설명한다. 조국 펀드 사태가 불거지고 코링크PE가 WFM 경영에서 손을 뗀 후 작성한 내용이다.

“배터리 사업은 지속적인 수주가 불확실한 상태입니다. 배터리 사업 인력과 생산 비용을 대폭 축소하고 이를 통해 절감한 현금을 회사의 주력인 교육 사업에 투입해 핵심 역량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회사는 조범동씨 등의 횡령, 배임으로 상당한 피해를 보았습니다.”

주주들은 어떻게 되는거야?

(그래픽=이동훈 기자)


WFM은 손바뀜이 잦았다.

코링크PE는 WFM 인수 1년 7개월 만에 최대 주주 지위를 잃었다. 2019년 8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대출 담보로 잡은 코링크PE의 WFM 주식 63만5000주를 시장에서 내다 팔아서다. 당시 조 전 장관 논란이 일며 WFM 주가가 하락하자 담보 가치가 하락해 은행이 반대 매매에 나선 것이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앞서 코링크PE의 WFM 인수 직후 한 사채업자를 통해 WFM에 100억원을 빌려준 바 있다. 겉으로는 WFM이 신사업 추진을 위해 발행한 전환사채 투자를 가장했지만, 실제론 연 12% 이자를 받는 고리의 대출을 해준 셈이다.

상상인은 WFM이 이 돈을 상상인 은행 계좌에 입금하게 하고 부동산 등 안전 자산만 살 수 있도록 사실상 사용처를 제한했다. 이후 WFM이 실제 서울숲의 한 상가 점포를 구매하자 담보(질권)까지 설정했다.

결국 코링크PE가 고리 대금업을 하는 은행에 뒤통수를 맞고 WFM 경영권을 토해낸 것이다.

코링크PE로부터 최대 주주 지위를 넘겨받은 우국환씨도 곧 자리를 내줬다. WFM의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기존 주주 주식을 태워 없애는 감자(減資)와 신주 발행을 거치며 우씨 보유 지분이 희석돼서다.

우씨는 WFM을 코링크PE에 매각한 원소유주로, 코링크PE와 WFM을 공동 경영하며 배터리 사업 이익을 공유하려 했다. 그러나 WFM의 상장 폐지 사유가 발생하며 우씨도 지난해 초 한국거래소에 경영권 행사를 포기한다는 확약을 담은 경영 개선 계획을 제출했다.

WFM 주식을 보유한 소액 주주 상당수는 투자금을 물렸을 것으로 추산된다. 조범동씨 등의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하며 WFM 주식이 2019년 9월부터 현재까지 1년 4개월째 거래 정지 상태이기 때문이다.

WFM의 소액 주주는 2017년 말 기준 5350명이다. 이들의 지분율은 53.57%로, WFM의 당시 시가총액을 고려한 지분 가치는 557억원에 달한다. 주주 1명당 1041만원꼴이다.

WFM은 한국거래소의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도 받고 있다. 조씨 등의 횡령·배임 혐의뿐 아니라 WFM의 불성실 공시 법인 지정, 회계법인의 감사 의견 거절 등 상장 폐지 사유 여러 개가 한꺼번에 불거져서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적격성 심사 중에는 주식 거래가 정지된다”며 “WFM은 거래 정지 사유가 여러 개여서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 상장이 유지되더라도 다른 요인을 모두 해소해야 최종적으로 주식 거래가 재개될 것”이라고 했다.

WFM은 최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거쳐 새 주인을 찾았다. 에스제이더블유&골드 등 4개 투자조합이 WFM 신주 3400만 주를 액면가인 주당 500원에 인수해 170억원을 수혈하고 새로운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에스제이더블유&골드 투자조합의 출자자는 영어 교육 업체 ‘시원스쿨’을 운영하는 에스제이더블유인터내셔널과 배우 김수현 소속사인 골드메달리스트다. 에스제이더블유 관계자는 “시원스쿨은 온라인 교육 사업을, WFM은 오프라인 학원 중심의 사업을 각각 하고 있어 양사간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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