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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원화, 원자재 급등·中 둔화 등에 취약"…신흥국 통화보다 3배 더 폭락

BOK이슈노트 '최근 원화 약세 원인 분석'
원화, 달러 대비 8.2% 하락할 때 신흥 통화 2.7% 하락
외국인, 2020년 주가폭등 차익실현·메모리 반도체 부진에 주식 매도
서학 개미에 해외 직접투자 사상 최대 영향도
  • 등록 2022-01-18 오후 12:00:00

    수정 2022-01-18 오후 9:12:51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작년 우리나라 경제가 4% 안팎으로 성장하고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90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유독 원화는 달러화 대비 크게 폭락했다. 특히 신흥국 통화에 비해 3배 가량 하락폭이 컸다. 한국은행은 ‘못난이 원화’의 배경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 둔화되는 중국 경제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을 꼽았다.

다만 올해 미국의 돈줄 죄기가 본격화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못난이 원화’를 만드는 요인들이 원화 가격에 충분히 반영됐다면 유독 원화만 더 폭락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출처: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18일 발간한 ‘최근 원화 약세 원인 분석’이란 제하의 BOK이슈노트에 따르면 작년 원화는 달러화 대비 8.2% 하락했다. 이는 달러인덱스 상승률 6.3%보다 원화가 더 하락했을 뿐 아니라 달러화 대비 신흥국 통화 하락률 2.7%보다도 더 떨어진 것이다.

2012년말에서 2013년 7월까지는 현재와 유사하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기대, 중국 경기 부진 등이 나타났는데 당시 원화 절하폭은 3.6%로 현재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한은은 ‘못난이 원화’의 배경으로 크게 △국제 원자재 가격 폭등 △중국 경제의존도 △포트폴리오 투자 △현·선물환 연계를 통한 환율 기대 강화 등을 꼽았다.

통상 국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지만 작년엔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이례적으로 원자재 가격과 달러화 강세가 동시에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소비에서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81%에 달해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 비용 상승, 교역조건 및 경상수지 악화로 이어져 원화 약세 우려가 커지게 된다.

작년 중국의 헝다그룹 파산 우려에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까지 겹치면서 대중 교역 의존도(대중 수출 비중 24.6%)가 높은 우리나라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다만 이 역시 중국 의존도(17.2%)가 높은 동남아 5개 신흥국(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통화와 비교해도 원화의 달러화 대비 절하폭이 5.2%포인트나 더 컸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우리나라 주가가 코스피 기준 54.2%나 급등하면서 외국인의 차익실현이 작년에 집중된 점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줬다. 실제로 아시아 지역(일본 제외) 투자펀드의 한국비중은 2020년말 14%안팎에서 작년말 11% 안팎으로 감소했다. 작년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가 부각된 점도 주식 매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대만도 중국과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 우리나라와는 차이를 보였다.

서학개미를 중심으로 해외 주식 투자가 작년 11월까지 누적으로 572억6000만달러를 기록하고 해외 직접 순투자가 338억8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보이는 등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려는 수요가 증가한 것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줬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에 작년 중반부터 선물환 매입, 차액결제선물환(NDF) 매입이 증가해 외국환 은행의 선물환 매도 포지션이 확대되는데 은행이 선물환 매도 포지션을 없애기 위해 현물환을 매도하고 선물환을 매수하는 거래(셀앤바이)가 나타나 환율 상승(원화 약세)에 영향을 줬다. 선진국 투자자들이 규모가 크고 유동성이 큰 우리나라 NDF시장을 헷지수단으로 자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유독 원화 가치가 폭락할까.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환율에 사람들의 기대가 반영된 측면이 있는데 작년 몇 가지 요인이 (환율에) 반영됐다면 올해 이런 요인으로 환율이 오를 것(원화 하락)이라고 얘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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