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여고 교사·학생 “수능 연기 너무 다행” 文대통령에 감사(종합)

24일 포항여고 지진피해 현장 방문 고3 수험생 격려
文대통령, 수능 일주일 연기 배경 직접 설명
“소수자 배려하는 대한민국 희망이 있다”
  • 등록 2017-11-24 오전 11:58:44

    수정 2017-11-24 오후 1:33:53

포항 지진 피해 현장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포항여고에서 학생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포항 지진피해 현장을 전격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포항시 북구에 위치한 포항여고를 방문해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을 위로하고 수능 연기 결정을 화제로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이 인사말을 하면서 수능 연기 결정에 대한 의견을 물었고 학생들은 일제히 “좋았어요”라고 대답했다.

박민지 양은 “지진이 나고 난 뒤에 정신 차려보니깐 밤 7시 정도여서 불안감이 컸다. 그래도 빨리 수능 공부를 해야 해서”라면서 “근데 수능이 연기 됐다는 소리를 듣고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일주일 연기되면서 부족했던 부분을 좀 더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은진 양은 “계속 여진이 일어나고 해서 할아버지댁에 갔다”며 “도시락 걱정을 되게 많이 했는데 수능 연기가 됐다고 해서 편안한 맘으로 지냈다. 정말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던 문 대통령은 “포항여고가 아주 명문이다. 오랫동안 변호사 생활을 함께 했던 김외숙 법제처장이 포항여고 출신인데 학교 자랑을 많이 들었다”고 격려했다.

담임 선생님인 윤원경 교사는 “제가 정말 감사드린다”며 지진 피해 당시와 수능 연기 결정 전후의 소감을 밝혔다.

윤 교사는 “예비소집 중 강한 여진이 발생했다. 아이들이 정말 경황이 없어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바깥 나간 상황이었다”며 “수능이 큰 시험이라 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고 기존 생각대로라면 치러지지 않을까 했다. 아이들을 보내놓고 수능이 정상 재개된다는 소식에 아이들을 생각해서 가슴이 아파 다른 일을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8시경에 수능 연기가 전격 결정됐다는 소리를 듣고 그런 결정해준 정부 관계자들에게 너무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현장 상황에 대해 귀를 기울여주고 최우선으로 해주건 것에 대해 감동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선생님의 목소리가 떨리면서 일부 학생들은 울먹이기도 했다.

학생들과 교사의 이야기를 들은 문 대통령은 수능 연기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을 갔다가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지진 소식을 들었는데 가장 큰 걱정이 수능이었다”며 “수능을 연기한다는 것은 너무나 중대한 일이다. 수능일에 맞춰서 대학별 입시 일정과 학사일정 등 나라 전체가 수능 일정에 맞춰 많은 게 결정된 상태인데 변경하면 그 자체로 굉장히 큰 혼란들이 생겨나고 많은 분들이 피해를 입게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능 수험생이 한 59만명 되는데 포항지역은 5600명 정도로 1%가 채 안된다. 그래서 처음에는 정부에서도 수능을 연기할 수 있단 생각을 쉽게 하지 못했다”면서도 “만에 하나 지진 때문에 수험장들이 파손되거나 다음날 여진이라도 일어난다면 1%도 안되지만 포항 학생들은 제대로 시험을 못치거나 불안해서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수능 연기 결정과 관련, “학생들의 안전문제가 있고 잘못하면 불공정한 결과가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전체 학생들도 다 중요하지만 포항지역의 1%도 안되는 학생들의 공정함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연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정말 고마웠던 것은 나머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왜 포항 때문에 연기해야 하느냐’고 불평할 만 한데도 거의 대부분의 국민들이 수능 연기결정을 지지해줬다”며 “오히려 ‘포항 학생들 힘내라’고 응원도 보내주셨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소수자들을 함께 배려해나가는 우리 대한민국이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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