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된 장성 백양사 '아미타여래설법도' 보물된다

1994년 도난당했다 8년만에 환수
"조선 후기 의겸 화풍 전수 과정 이해도와"
  • 등록 2021-02-25 오전 10:22:42

    수정 2021-02-25 오전 10:22:42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은 호남을 대표하는 고찰 백양사에서 300년 넘게 전래된 ‘장성 백양사 아미타여래설법도’를 25일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장성 백양사 아미타여래설법도(사진=문화재청)
‘장성 백양사 아미타여래설법도’(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291호)는 1994년 9월 도난 됐다가, 2006년 9월 지금의 제자리로 환수된 특별한 의미가 있는 불화다.

본존 아미타불이 여러 제자들에게 불교의 교리를 설법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1775년(영조 51) 백양사 극락전 아미타불상을 중수하면서 새롭게 조성한 작품이다.

1775년 수화승(불화 제작에 참여한 화승집단을 이끈 역량이 가장 뛰어난 화승) 색민을 비롯해 계헌 등 총 11명의 화승들이 참여해 그린 작품이다.

색민은 18세기 전라도 지역에서 활동한 승려로, 정확한 생몰년과 속명은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전국적으로 이름이 높았던 의겸의 제자로서, 뛰어난 필력으로 대형 괘불도에서부터 소규모 칠성도(七聖圖)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의 불화를 능숙하게 그려낸 18세기를 대표하는 화승 중 한 명이다.

승려 환월당과 민숙이 외조모 유씨 부부와 부모 봉씨 부부가 극락왕생하기를 기원하며 주문 제작한 것이다. 승려가 이처럼 직접 대시주자로 나선 사례는 매우 드물다.

장황은 일부 개장됐으나, 전반적으로 제작 당시의 원형에 큰 손상 없이 전래되고 있다. 본존인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8대 보살과 6위의 제자, 사천왕, 2위의 팔부중을 배치한 간략한 화면구성, 본존의 두광에서부터 제자상과 팔대보살 등 권속들을 따라가며 화면을 꽉 채운 원형구도가 안정감을 준다.

2미터가 넘는 긴 화면에 압도적으로 그려진 본존불, 날씬한 협시보살의 표현 등에서 장중함과 상승감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이러한 특징은 색민이 그린 ‘구례 화엄사 삼신불도’(1757년)와 ‘해남 대흥사 괘불도’(1764년)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장성 백양사 아미타여래설법도’는 색민이 그의 만년기에 그린 것이다. 색민과 함께 그림 제작에 참여한 계헌의 입장에서는 첫 수화승이 되어 그린 작품이다. 이 불화는 의겸에서 색민, 색민에서 다시 계헌으로 이어지는 조선 후기 의겸 화풍의 전수 과정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작품으로, 한국불교회화사상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문화재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 안정되고 짜임새 있는 구성을 갖췄고 간결한 필치와 중후한 색감, 원만한 인물의 표현 등에서 시대적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는 조선 후기 대표적 불화라는 평가를 받는다.

불화의 조성시기, 참여자 명단 등을 알려주는 발원문과 복장낭(불화를 조성한 뒤 불경 등 복장품을 넣는 주머니) 등 복장유물 6건도 온전하게 잘 남아 있다. 문화재청측은 18세기 후반 불화 복장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해주므로, 복장유물 역시 함께 보물로 지정해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지정 예고한 ‘장성 백양사 아미타여래설법도 및 복장유물’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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