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을 통해 직원 900여명을 해고해 비난받은 미국의 한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가 자숙의 시간을 거친 뒤 복귀했다. CEO는 “배려심을 갖겠다”며 사과의 뜻을 내비쳤다.
| 비샬 가그 베터닷컴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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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온라인 모기지(주택담보대출) 회사 베터닷컴은 최근 직원들에 보낸 서한을 통해 비샬 가그 CEO가 직무에 복귀됐다고 알렸다. 서한엔 “우리는 비샬과 그가 달라지겠다고 약속한 것을 믿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복귀한 가그 CEO도 직원들에게 따로 사과의 뜻을 담은 편지를 돌렸다. 그는 “대화 방식이 직설적이고 신중하게 단어를 고르지 않는 일이 너무나 많았다”며 “그런 말이 동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충분히 신경 쓰지 않고 흥분해 내 감정을 표현했다”고 반성했다. 이어 “더 배려심을 갖고 효과적으로 소통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가그 CEO는 지난달 1일 직원 900여명을 한꺼번에 줌으로 해고시켜 논란을 빚었다. 그는 화상회의를 통해 “이 화상회의에 참여하고 있다면 당신은 해고 대상자 중 한 명”이라며 “당신에 대한 고용은 지금 즉시 종료됐다”고 해고를 통보했다. 해당 영상은 온라인을 통해 떠돌아 수백만명이 시청했고 거센 비난 여론이 일었다. 평소 가그 CEO가 직원들에 폭언을 일삼았단 보도도 나왔다.
논란 이후 베터닷텀은 가그 CEO의 직무를 정지시켰고, 재발 방지 등에 대한 약속을 받은 후 복귀를 결정했다. 회사측은 경영 리더십과 사내 문화 전반에 평가받기 위해 외부 회사를 고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