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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이럴 수가”…20대 A씨, '호텔임대' 못 버티고 짐 싼 사연은

수백대 일 경쟁률에도 ‘계약취소’ 속출
임대료보다 ‘호텔서비스’ 비용 더 비싸
19일 전세대책서 호텔 임대 담길 듯
전문가들 “관건은 ‘입지’와 ‘주거 질’”
  • 등록 2020-11-18 오전 11:02:37

    수정 2020-11-19 오전 7:57:58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침체됐던 도심에 활력 불어넣겠다.”

서울시의 포부는 좋았다. 작년 초 도심 내 빈 호텔을 개조(리모델링)해 청년주택으로 공급하는 청사진이 약 1년 만에 부푼 꿈에 그친 분위기다.

당시 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청년들에게 직장에서 가까운 주택을 공급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최고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뚫은 청년들은 호텔형 청년주택(역세권 청년주택) 1호인 종로구 숭인동 B호텔 방문을 열자마자 기대감은 모두 사라졌다.

이유가 있었다. 청년들의 니즈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결과였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건물 외관은 바뀌었지만 방은 쓰던 호텔방 모습 그대로고 1인 가구지만 침대는 두 대나 놓인 상태였다.

더욱이 임대료에 더해 ‘호텔서비스’ 비용까지 고스란히 내야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됐다. 당시만해도 민간임대 20㎡ 기준 보증금 4400여만원에 월세는 36만원 수준이었다. 청년에겐 보증금도 부담이지만 더 큰 부담이 있었다. 바로 가구와 청소·식사·인터넷 등 서비스료다. 여기에 관리비·전세료 등 세금·대출이자 등을 합하면 월 최대 80만원을 내야 했다.

이 때문에 “미리 고지가 없었다” “청년들이 호구냐” 등 불만이 속출했다. 이는 대거 계약 취소 사태로 이어졌다. 민간임대로 들어온 207가구 중 180여 가구가 입주를 포기했다.

이후 서울시가 임대업체와 협의에 나섰고 보증금 절반은 업체가 무이자로 지원하고 호텔서비스는 제공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일단락 됐다.

현재는 20㎡ 기준(민간임대) 보증금 2480만원 월세 36만원, 관리비 8~10만원 수준으로 임대료 등을 낮춰 운영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금은 B호텔이 만실인데다 청년주택으로서 잘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이 같은 청년주택 마련을 위해 용도지역 상향·용적률 완화·절차 간소화·건설자금 등을 민간사업자에 지원했다. B호텔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서울시 역세권 청년주택 건립 및 운영기준’이 개정(2019년 12월26일) 된 후 첫 사례다. 서울시 관계자는 “숭인동 B호텔 이후 청년주택 개조 신청을 한 사업자는 없다”고 했다.

말 많던 호텔개조형 청년주택 사업이 또 한 번 거론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왔다. 이낙연 대표는 최근 전세대란에 대해 사과하며 “호텔 방을 주거용으로 바꿔 임대하는 방안이 (이번 전세대책에) 포함됐다”고 했다.

오는 19일 전세대책에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이태원동 크라운관광호텔이 청년주택으로 거론된다. 다만 시장 반응은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다.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김 모(32)씨는 “남자 혼자 살아도 호텔주변 상권 등 분위기가 어수선하기 하고 출입 때마다 주변 눈치를 봐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도 한목소리다. 전세대책의 관건은 ‘입지’와 ‘질’이다. 결국 입지 좋은 아파트를 얼마나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느냐가 전세난 해소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택유형의 선호가 아파트로 몰린 상황에서 단독주택이나 빌라, 호텔 등을 대체재로 공급한다는 방안은 큰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며 “아파트를 어디에 언제, 얼마나 공급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당장 아파트를 공급할 길이 없다면 규제책 일시적으로 완화해 시장에 나올 물량을 조절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대출이나 양도세 완화, 조합원 등 집주인의 실거주 의무 등의 규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해주는 방책도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청년들이 호구냐”라는 말이 또 나오지 않기 위해선 시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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