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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코스피 지수가 그간 바닥으로 여겨졌던 2400선을 밑돌고 있다. 증권가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애널리스트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연일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모습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투자심리 안정으로 이어지지 못하자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수출중심으로 굴러가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향후 전망 불확실성이 가장 세게 들어오는 구간”이라고 현 시황을 진단했다.
특히 외국인이 투매에 가까운 순매도를 보이는 데는 계속된 원화 약세가 영향을 미친다고도 봤다. 이승훈 연구원은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면 원화가 약세로 가는데다, 외국인이 팔고 그걸 달러로 바꾼다면 외국인의 매도 액션과 더불어 또다시 원화 약세로 갈 수 있다”고 했다
2400 밑으로 내려간 코스피 지수가 어디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이승훈 연구원은 “시장이 경기침체로 간다는 것을 인정한 상황”이라며 “경기가 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 (지수는) 멀티플(밸류에이션) 보다는 실적에 의해 움직인다”고 분석했다. 지수가 어디까지 떨어질지에 주목하기보다는 반등 계기를 지켜보다 저점 매수에 나서는 것이 생산적이라는 설명이다.
국내 증시의 반등 포인트로는 두 가지를 꼽았다. 먼저 연준의 태도변화다. 이승훈 연구원은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다 금리 인상 속도를 줄이거나, 인상을 중단하고 금리를 내리는 국면이 1차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두 번째로는 정치적 협상에 따른 유가안정화를 들었다. 아직 연준의 인플레 억제책이 효과를 못 본 상황에서 인플레를 안정시킬 다른 재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승훈 연구원은 “미국이 사우디와 원만하게 합의해 유가 끌어내리는 데 합의할 경우 기대 인플레가 꺾여 내려갈 수 있다”고 했다.
하락장 대응전략으로는 베어장 속에서도 가격경쟁력을 갖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에 주목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자동차, 유통, 백화점, 호텔, 레저 등이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