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연출가 이윤택(사진=국립극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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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서윤 기자] "천재 과학자인 장영실의 삶에 대한 기록은 미스터리에 싸여 있습니다. 장영실 실종사건을 현대적으로 새롭게 조명해보고자 합니다."
조선시대 과학자 장영실의 실종사건을 소재로 한 연극 `궁리`가 4월24일부터 5월13일까지 서울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7일 `궁리`를 진두지휘한 연출가 이윤택은 "장영실 실종사건은 21세기 다인종 다문화 시대를 여는 데 상징적 사건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조선시대 세종24년 임금이 탈 수레를 잘못 만들어 태형 80대를 맞은 후 실종된 장영실에 대한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궁리`는 이 연출이 `시골배우 조남명` 이후 10년 만에 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 ▲ 연극 `궁리`(사진=국립극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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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출은 "관노비 출신이었던 장영실은 부산 태생이자 고려말 원나라에서 온 이주민으로 철저한 변방인"이라며 "서울, 학벌 중심의 사회 구조를 가진 한국 사회에서 불평등한 차별을 받은 인물을 상징적으로 대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가 역사에서 사라진 것은 변방 출신이자 천민이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기획 의도와 관련해서는 "그와 함께 했던 인물들에 대한 기록과 묘지는 남아 있지만 장영실이 어디서 죽었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어 우리가 아는 역사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다는 의미에서 역사극은 중요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극에서는 중국을 등에 업은 인문학자들의 사대주의와 민중을 포함한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된 세종 중심 자주세력의 첨예한 대립 속에서 장영실을 희생자의 의미로 해석해내고 있다.
이 연출은 "관노비이자 천민 출신으로 정치적 희생양이 된 장영실은 한국에서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문제를 대변하는 상징성을 지닌다"고 현재적 관점에서 극을 볼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