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반도체 이어 에너지?… 최태원 장남이 SK E&S로 간 이유는

21일부로 SK E&S 전략기획팀 신입사원으로 입사
비교적 덜 알려진 SK E&S?, 그룹내 ‘알짜 계열사’
장녀 바이오·차녀 반도체·장남 에너지 ‘3각 구도’ 예상
  • 등록 2020-09-23 오전 11:01:00

    수정 2020-09-24 오전 11:01:35

최태원 장남 왜 SK E&S로 입사했나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장녀는 바이오, 차녀는 반도체, 그리고 아들은 에너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세 자녀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그간 베일에 싸여있던 아들 인근(25·사진)씨가 최근 SK그룹 계열사 SK E&S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SK그룹 4세 경영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재계에선 인근씨가 바이오(SK바이오팜)나 반도체(SK하이닉스)처럼 SK그룹내 무게감 있는 계열사가 아닌 SK E&S에 입사한 이유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는 분위기다.

사진=SK 제공


베일에 싸였던 아들 인근씨, SK E&S 입사

23일 재계에 따르면 인근씨는 지난 21일 SK E&S 전략기획팀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씨는 2014년 미국 브라운대에 입학해 물리학을 전공한 후,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인턴십을 거쳤다. 오너 4세이지만 사원으로 입사한 만큼 처우도 SK E&S 사원 수준에 맞춰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씨의 SK E&S 입사에 따라 최 회장의 세 자녀들은 모두 SK그룹내 계열사를 거쳤거나 현재 몸 담고 있는 상황이다.

최 회장의 장녀인 윤정(31)씨는 일찍이 2017년 SK(주)의 자회사인 SK바이오팜 전략팀에 수시 경력채용으로 입사, 선임매니저(대리급)로 근무한 바 있다. 윤정씨는 중국 베이징국제고 졸업 후 미국 시카고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는 등 바이오 분야에 관심을 보여왔다. SK바이오팜에서 근무하다 돌연 2019년 9월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떠났고, 현지에서 스탠퍼드대학교 바이오인포매틱스(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정씨는 지난 7월 SK바이오팜 상장식에도 깜짝 등장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차녀 민정(29)씨는 지난해 SK그룹의 또 다른 축인 반도체 계열사 SK하이닉스에 대외협력총괄 산하 INTRA 조직으로 입사했다. 해당 조직은 SK하이닉스의 국제 업무 및 정책대응 업무를 맡는 곳이다. 민정씨는 앞서 중국 투자회사에서 근무한 경력도 갖고 있다. 민정씨는 일찍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도 받았다. 중국 베이징대 경영학과 졸업 후 해군에 자원입대, 청해부대와 서해2함대를 거쳐 얼굴을 알렸다. 재벌가 여성자제가 자진해 군에 입대하는 경우는 드물었던만큼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최 회장의 장녀와 차녀는 모두 SK그룹의 주요 계열사라고 불릴 수 있는 SK바이오팜, SK하이닉스에 몸 담으며 존재감을 알렸다. 자연스럽게 최 회장의 남은 자녀인 아들 인근씨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렸다. 그간 베일에 싸여 있던 인근씨는 최 회장의 유일한 아들인만큼 어떤 계열사에 몸 담게 될지도 관심거리였다. 인근씨가 입사를 결정한 SK E&S는 SK그룹에서 민간발전사업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는 비상장사다. 그룹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SK하이닉스나 SK이노베이션 같은 주력 계열사에 비해 외부에 덜 알려져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때문에 인근씨의 SK E&S 입사를 두고 재계에서도 흥미롭다는 반응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 윤정씨(왼쪽)과 차녀 민정씨. 민정씨는 해군에 자원입대해 눈길을 모은 바 있다. (사진=SK, 뉴시스)


◇그룹내 알짜 계열사 SK E&S, 에너지 사업 이끌까


지난해 매출 6조5167억원을 기록한 SK E&S는 도시가스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로 SK(주)가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엔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 가상발전소(VPP)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달 초엔 새만금에서 2.4GW 규모로 추진되는 수상태양광 발전사업 일부의 사업권을 따내며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전개하고 있다. 국내외에 다양한 자산들이 많은데다, 매년 수천억원 수준의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는만큼 사업구조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도체와 정유사업 계열사들처럼 외부에서 많이 부각돼 왔던 회사는 아니지만 SK그룹내에선 ‘알짜 계열사’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인근씨의 SK E&S 입사는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및 미래 가치를 염두한 최 회장의 포석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신재생에너지 등은 향후 전 세계에서 성장성이 유망한 분야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그린뉴딜’ 정책을 공격적으로 전개하는 등 시장 환경이 조금씩 무르익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재계에선 인근씨가 SK그룹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이끌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20대이고, 갈 길이 멀지만 과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신성장동력 사업이던 태양광을 키워 결실을 맺었듯, 인근씨 역시 SK그룹내 에너지 사업을 성장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최 회장의 세 자녀는 바이오(장녀), 반도체(차녀), 에너지(아들) 등으로 향후 경영 영역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아직 세 자녀들이 20대 중반 또는 30대 초반인만큼 경영 승계를 논하기는 이르지만, 향후 승계에 있어 대략적인 구도를 예상할 수는 있다. 현재 최 회장은 SK(주) 지분을 18% 보유하고 있지만 세 자녀는 보유 지분이 없는 것도 현 시점에서 승계를 논하기 이른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과거 오너 2·3세들은 외국계 컨설팅업체 등서 짧게 근무한 후 곧바로 그룹내 주력 계열사에 입사, 경영수업을 받아왔지만 최근엔 이 같은 방식으로 변화가 엿보인다”며 “최근 오너 자제들은 신사업 또는 잠재성 있는 계열사에 입사해 회사를 함께 성장시키는 방식으로 미래가치에 더 초점을 두고 있는 모습인데 SK그룹 오너 4세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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