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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대출억제 필요한데…청년층 지원에 고심하는 금융당국

작년 대출증가율 7.9% 치솟자 DSR 통한 총량관리 추진
청년층에는 예외적 대출규제 완화 등 지원 강화
정치권 요구도 거세…"부동산 시장 자극할까 우려"
  • 등록 2021-04-08 오전 11:00:02

    수정 2021-04-09 오전 8:18:29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당초 지난 3월 발표 예정이었던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선진화 방안’이 이달 중순으로 미뤄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의혹 사태가 터지면서 상호금융권의 토지 등 비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정비해 새로 포함시키기 위해서다.

이와 별도로 금융당국이 고심을 거듭하는 부분이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크게 부풀어오른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해나가되 청년층과 무주택자에 대한 금융지원은 늘릴 묘수가 있느냐다. 상충돼 보이는 두 가지 목표 중 어느 것에 주안점을 둘 지 주목된다.

가계부채 줄이기냐 부동산 안정이냐 아웃라인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 DSR로 가계대출 감축 추진…청년층 ‘핀셋지원’


한국은행의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보면, 2020년 가계부채는 총 1726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9% 증가했다. 가계부채 증가율은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8.1%에서 2018년 5.9%와 2019년 4.1%로 하향 안정화 됐다. 그러다 작년에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대대적인 금융지원 강화책에 2배에 육박하게 뛰었다. 당국은 증가율을 앞으로 2~3년 안에 다시 연 4~5%대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핵심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를 전면 도입해 가계대출을 죄는 것이다. DSR은 차주가 현재 부담하는 모든 대출들의 연간 원리금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것이다.

올해 1월 금융위원회 업무보고를 보면, DSR 관리주체를 현재 금융기관별 단위에서 차주 단위로 전환키로 했다. 주택담보대출 상환능력 심사에선 기존의 총부채상환비율(DTI) 대신에 DSR로 단계적으로 대체키로 했다. 여기에 고액 신용대출에 대한 원금분할 상환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꺼내들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6일 서울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업권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빚의 규모와 소득 수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청년층이 너무 불리해진다는 점이다. DSR은 소득이 많은 사람에게 철저하게 유리한 제도다.

당국은 이에 현 소득이 적은 청년층의 경우 DSR 산정 때 미래예상소득까지 감안해 대출한도를 좀 더 늘려주도록 했다. 특히 청년층과 신혼부부, 무주택자 등을 위해 40년 만기 정책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내놓기로 했다. 월 상환 부담을 줄여주는 초장기 모기지를 통해 주거 사다리를 마련해주겠다는 취지다.

그러다 3월 들어 청년층에 대한 기존의 대출규제까지 일부 풀어주는 방안이 공식화됐다. 올해 업무보고에는 없었던 내용이다.

현재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9억원 이하 주택은 각각 40%, 9억~15억원 이하 주택은 20%가 적용된다. 다만 청년층과 무주택자는 주택가격과 연간소득 등 일정 요건을 갖추면 10%포인트가 추가 허용된다. 그만큼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다.

당국은 이 요건을 완화해 더 많은 청년이 더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리방안에는 청년층과 무주택자의 주거 사다리 형성에 더 실질적 도움이 되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 줄까 ‘우려’

이를 두고 곱게만 보지 않는 시선이 있었다. 4월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청년층과 무주택자의 표심을 겨냥한 조치가 아니었냐는 지적이다.

실제 정치권에서 금융지원 확대방안이 경쟁적으로 나왔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은 40년 모기지에서 더 나아간 ‘50년 만기 모기지 국가보증제’를 제안했다. 여당은 부동산 실수요자에 대한 LTV·DTI 완화 추진의사를 밝혔다.

당국의 고민은 청년층과 무주택자 대상 대출규제 완화가 시장에 어떤 시그널을 줄 지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일관되게 규제를 유지해왔는데 이번 조치로 집값 불안을 자극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금융당국은 이 점을 염두에 두고 기획재정부 및 국토교통부 등과 조율작업을 벌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신규분양 아파트에 대해 LTV와 DTI 규제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고 구체적 방안은 확정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관심이 초점이 대출규제를 얼마나 풀 지에 집중되자 다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읽힌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가계대출을 줄이고 청년층 부담도 줄이면서(금융지원 확대) 부동산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주지 않는 해법은 모른다”며 “여하튼 결정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청년층과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 대상 대출규제 완화 기대감은 이미 많이 커진 것 같다”며 “규제완화에 대한 (정치권 등)외부의 요구가 더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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