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저출산대책에 野 "文정부 계획 재탕…변화 '새발의 피' 그쳐"

민주당 초저출생·인구위기대책위원회
"저출산 정책에서 성평등까지 지워"
'늘봄학교' 정책엔 "밤 8시까지 일하란 건가"
"인구위기 전반이 문제, 정부 인식은 협소해"
"사회대개혁 버금가는 대책 마련해야"
  • 등록 2023-03-29 오후 12:00:58

    수정 2023-03-29 오후 12:00:58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초저출생·인구위기대책위원회가 28일 발표된 윤석열 정부의 저출산 대책에 대해 “인구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과 구조적 원인에 대한 분석 없이, 문재인정부 당시 수립된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 중 일부를 뽑아내 재탕, 삼탕하고, 찔끔찔끔 늘려놓는 수준에 머물렀다”고 평가했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초저출생ㆍ인구위기대책위원장과 소속 의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부 저출산대책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김상희 위원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 전문가, 학계 모두 하루가 멀다 하고 획기적 대응을 촉구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조족지혈이요 언 발에 오줌 누기”라며 이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위원들은 가장 먼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일부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한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며 “여성 직장인 중 44%가 육아휴직은커녕 출산휴가도 쓰기 어렵다고 말하고 남성육아휴직률이 3%에 불과한 현실을 감안하면, 몇몇 확대한 정책들이 얼마나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을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조목조목 따졌다.

성명서에는 구체적 대책뿐 아니라 △성평등 정책 △돌봄 정책 △청년 정책 △인구위기 대책 등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먼저 위원들은 성평등 정책과 관련해서 “이번 대책에는 성평등한 사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비전이 완전히 사라졌다”며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선언한 윤석열 대통령이 저출산정책에서까지 성평등을 지워버린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또 윤석열 정부가 돌봄정책의 핵심으로 제시한 ‘늘봄학교’에 대해서도 “기존 방과후학교와 돌봄정책을 누더기처럼 기워놓은 짜깁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특히 국민들은 늘봄학교에 대해 ‘아이들을 학교에 밤 8시까지 머물게 할테니, 엄마 아빠들은 그 시간까지 일하라’는 사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인구위기 대응에 역행하는 늘봄학교 정책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가 정책 난맥상을 보여준 ‘주 69시간 근로제’도 저출생·인구위기 대책과 엇갈린다는 비판이 나왔다. 위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은 말로는 ‘결혼·출산·양육이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겠다면서, 정작 청년들의 노동시간을 늘이는 일에만 매진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당장 69시간 노동개혁 정책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민주당 저출생·인구위기대책위는 청년 정책을 다지는 것이 저출생의 근본 해법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위원들은 “청년들은 자신의 미래가 너무나 불안하다고 외치고 있다”며 “양질의 일자리와 주거, 교육 등 구조적 해법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정부가 기대하는 합계출산율의 반등은 요원할 것이 분명하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저출생 문제를 바탕으로 인구위기 전반에 대한 문제를 짚었다. 위원회는 성명서에서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구위기는 저출생 문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생산인구 감소에 따른 경제규모의 축소, 학령인구의 감소, 초고령사회로의 진입 등 인구구조의 심각한 변동을 수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어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이 문제에 대해서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정부의 인구위기에 대한 인식이 매우 협소하고 근시안적인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끄틍로 위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은 말로만 과감한 정책을 외칠 게 아니라 진정성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는 청년들의 노동시간을 확실하게 줄여주고, 부부가 함께 일하며 함께 아이 키울 수 있는 사회 환경을 구축하고, 불안한 미래를 해소하기 위한 경제·사회적 조건 마련을 위한 사회대개혁에 버금가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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