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덮치기 시작한 반도체 공급난…국내업체 "상황 예의주시"

美월풀 물량 차질·中메이디 생산 압박
덜 복잡한 범용반도체 쓰지만 영향권
국내업체 "생산중단 상황까진 아냐…예의주시"
  • 등록 2021-04-09 오후 2:42:59

    수정 2021-04-09 오후 2:42:59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이 자동차·스마트폰을 넘어 가전 업계까지 확산하고 있다. 세계 최대 가전 기업 중 하나인 미국 월풀이 반도체 칩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빚는가 하면, 중국 주요 가전 업체인 메이디도 반도체 부족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국내 가전 업계는 아직 감산을 고려할 단계는 아니나 수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래픽=이미지투데이)
월풀·메이디 등 글로벌 가전업체들 ‘반도체 부족’ 호소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메이디 그룹은 성명을 통해 반도체 공급난이 가전 산업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이디 그룹은 세계 최대의 가전 업체 중 하나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을 주로 생산한다. 또 다른 중국 백색가전 업체인 항저우 로밤 어플라이언스도 마이크로컨트롤러 부족으로 신제품 출시를 4개월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가전 매출 1위 업체인 미국 월풀도 이미 생산에 지장을 받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월풀 중국법인의 제이슨 아이 사장은 반도체 칩 부족으로 유럽·미국으로 보내는 물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으며 심한 달에는 25% 정도의 물량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이슨 아이 사장은 “지금은 더할 수 없이 나쁜 상황”이라며 “전자레인지와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에 사용되는 마이크로컨트롤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공급난이 발생한 건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와 관련이 깊다. 지난해 상반기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를 예상하고 생산을 줄였다. 그 사이 비대면 문화와 보복 소비 영향으로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전자 제품 수요는 증가하면서 반도체 업체들도 차량용 대신 스마트폰·가전 반도체 생산을 늘렸다. 하지만 완성차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돼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일시적으로 어려워졌고 현재 여러 업계에 연쇄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업체 “생산중단 상황까진 아냐…상황 예의주시”

생활가전에는 스마트폰이나 차량에 쓰이는 특수 반도체와는 달리 보다 덜 복잡한 범용 반도체가 쓰인다. 스마트폰이나 차량용 보단 반도체 수급이 원활하단 얘기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집콕’ 문화와 보복 소비 경향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수요 급증 현상이 올해 초까지 이어지고 있는 데다 화웨이 등 일부 업체들의 반도체 선행 구매 영향 등으로 가전 반도체도 수급 영향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등 국내 가전 업체들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국내 가전 업체의 한 관계자는 “품목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전 제품군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아직 생산을 중단할 정도까진 아니지만 여유롭지 않은 상황임은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확보 물량이 있어 현재까진 괜찮다”면서도 “장기화를 대비해 대응책은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업체의 반도체 부족으로 가격 인상 조짐도 보이고 있다. 특히 액정표시장치(LCD) TV의 경우 디스플레이 구동칩 부족으로 패널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중국의 샤오미는 이번 주 반도체 부품 가격 상승을 이유로 일부 TV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샤오미처럼 이미 책정된 출고가를 높일 순 없더라도, 기존에 진행하던 판촉 프로모션 비용 절감 등으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 구매가는 높아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LCD는 업계 경쟁 심화로 가격을 더이상 올리기도 힘들다”며 “원가 상승으로 마진 압박을 받게 되면 마케팅 비용 등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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