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노동서 관리직 이동…이주노동자 늘어도 내국인 일자리 안 뺏겼다"

한국은행, BOK 경제연구
외국인 비중 1%p 증가시 현장직 대비 사무직 상대공급 0.39% 늘어
여성은 0.55%나 증가…남성은 통계적으로 무의미
  • 등록 2022-01-05 오후 12:00:00

    수정 2022-01-05 오후 12:00: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외국인 노동자가 국내로 대거 유입되더라도 내국인 근로자의 일자리는 줄어들지 않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건설 노동, 단순 조립 등의 육체 노동은 외국인 노동자가 차지하겠지만 관리·영업·사무직 등 소통이 활발해야 하는 직무로 내국인의 일자리가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이 5일 발간한 ‘외국인 유입이 내국인의 직무특화(task specialization)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하의 BOK 경제연구에 따르면 2010~2015년 229개의 시군구 외국인 인구자료와 인구주택총조사의 내국인 직업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역의 전체 인구 중 외국인 비중이 1%포인트 증가했을 때 육체 직무 대비 소통 직무 상대 공급이 0.39% 증가했다. 육체 직무가 100개 증가했다면 소통직무 일자리는 100.39개 공급됐다는 의미다.

육체 직무는 몸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으로 건설, 조립, 단순 노무 등을 말하고 소통 직무는 영업직 등을 의미한다. 직업별 육체·소통 직무 강도에 대한 정보는 한국직업 정보에서 추출, 각 직업별 재직자들의 응답 정보를 기준으로 육체·소통 강도를 점수화시켜 분류했다. 예컨대 외국인 노동자를 자주 볼 수 있는 식당 서빙은 육체·소통 업무가 모두 있지만 재직자 입장에선 육체 노동에 가깝다고 느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됐다. 내국인 입장에서 식당 서빙 업무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뺏겼지만 영업, 사무직의 일자리를 얻게 되면서 전체 일자리를 줄지 않았다는 얘기다.

(출처: 한국은행)
논문을 작성한 김혜진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부연구위원은 “단순 노무를 하던 내국인이 영업직으로 이동하는 예를 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성별로 구분해 보면 결과는 달랐다. 외국인 노동자 비중이 1%포인트 증가하면 육체 직무 대비 소통직무의 상대공급이 여성은 0.55% 증가했다. 반면 남성은 0.22%에 그쳐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여성의 근속연수(6.03년)가 남성(9.75년)보다 짧아 육체 직무에서 소통 직무로의 전환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김 부연구위원은 “최근 미국, 유럽 국가 등 전통적 이민자 수용 국가에서 발견됐던 외국인 유입으로 인한 내국인의 직무 특화(내국인의 육체 직무 감소, 소통 직무 증가) 현상이 국내 노동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2000~2015년 중 전체 인구 중 외국인 비중이 약 4배 증가(0.5%→2.3%)했고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어 “외국인과 내국인이 언어능력과 노동시장에 대한 이해도 등의 차이로 인해 외국인 유입 증가시 내국인 고용이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직무특화를 누릴 수 있다”며 “직무특화로 인한 생산성 향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내국인 근로자의 기술향상 재교육, 활발한 인력 재배치 등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2020년 ‘외국인 및 이민자 유입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에서 지역 내 외국인 노동자 1명 유입시 내국인의 일자리는 약 0.9개 증가해 일자리 총량이 감소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고졸 미만, 건설업, 기능직 등 외국인과 내국인이 경합할 수 직무에선 지역 내 외국인 노동자 1명이 증가할 경우 고졸 미만 내국인 일자리는 0.26개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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