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초고성능컴퓨팅법을 제정한 이래 슈퍼컴을 국가적으로 구축하면서 코로나19 약물 재창출 연구, 중력파 연구 등에 활용해 왔다. 윤석열 정부가 표방하는 디지털플랫폼 정부와도 맞물려 있고,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네이버, 삼성전자, KT 등 국내 기업들도 슈퍼컴을 자체적으로 구축해 AI 연구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 초고성능컴퓨터 순위를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15위(25페타플롭스), 기상청이 31·32위(18페타플롭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42위(13.93 페타플롭스)로 세계적인 경쟁력은 떨어져 있다는 게 슈퍼컴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런 가운데 KISTI의 슈퍼컴 6호기가 현재 받고 있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세계 10위권 내 슈퍼컴퓨터 도입이 이뤄질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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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들이나 기상청 등도 슈퍼컴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있지만 특정분야(인공지능, 빅데이터, 기후 분석)에 중점적으로 활용하거나 기업 보안상 이유 등으로 학계나 연구계에서 사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국내 대학이나 기관 등에서 자체적으로 슈퍼컴퓨터를 구축한 곳도 있지만 성능은 떨어졌다.
실제 KISTI 슈퍼컴 5호기의 경우 과제 심사등을 거쳐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특정 목적으로 신청해 일부 비용을 내고 쓸 수도 있다. 현재 가동률만 90%에 이른다.
이식 KISTI 국가슈퍼컴퓨팅본부장은 “국내 유수 대기업들이 슈퍼컴을 구축하고 있지만 사용에 제약이 있는 반면 국내 산업계나 인공지능대학원 등을 통한 활용 수요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지고 있다”며 “KISTI는 국가센터로 지정받아 범용으로 소재, 나노, 물리 연구자 등이 쓸 수 있고, 필요하다면 기업 슈퍼컴과도 연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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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발표된 정부의 ‘국가초고성능컴퓨팅 혁신전략’에 따르면 국가센터 5호기를 세계 5위 수준의 6호기(2023년), 7호기(2028년)로 교체해 운영하기로 돼 있다. 슈퍼컴 6호기는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중이기 때문에 내달께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목표가 현실화되면 기존 슈퍼컴 5호기 누리온이나 삼성전자의 슈퍼컴 SSC-21와 달리 10위권 내 성능을 기록할 수 있다. 현 시점 기준으로 일본의 후가쿠를 넘어 세계 2위를 차지할 수 있지만 유럽, 미국, 중국, 일본 등서 추가 호기 구축을 추진하고 있어 7위~10위권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재수 KISTI 원장은 “양자컴의 상용화와 적용범위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기존 구조(슈퍼컴)로 가면서 병행하면서 상호보완적인 개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