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사퇴'에 '광주 붕괴 사고' 실종자 가족 "쇼에 불과"

[광주아파트붕괴사고] 17일 실종자 가족 대표
정몽규 회장 사퇴 소식에 실종자 가족 '분통'
"상황을 해결해야…면피에 불과"
인근 상인도 비판 목소리 "현산이 상인들 배제"
  • 등록 2022-01-17 오후 1:28:20

    수정 2022-01-17 오후 1:28:20

[광주=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광주 서구 화정동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 사고와 관련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현산)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며 사퇴하자 실종자 가족과 인근 상인들이 분통을 터트렸다.

실종자 가족 대책위원회 대표 안모(45)씨.(사진=이용성 기자)
실종자 가족 대책위원회 대표 안모(45)씨는 16일 오전 정 회장의 사과를 두고 “고개 몇 번 숙이는 것은 쇼에 불과하고 가식에 불과하다. 상황을 해결하고, 실질적인 책임을 져야지”라며 “(사퇴는) 면피에 불과하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안씨는 “사과 몇 마디로 둘러대면서 자기는 물러나고 다른 사람 세운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사과를 하려면 사고 현장에 와서 해야 하는데 그만큼 심각성을 못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종자 가족 등에 따르면 현산 측에서 가족에게 생계 대책 지원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현산에서 접근한 적은 없다”며 “저희가 먼저 제안하는 것도 웃기고, 현산 측에서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모았다.

붕괴 사고로 피해를 본 인근 상인들도 함께 반발했다. 홍석선 인근 상인회 피해대책위원장은 “우리도 피해자인데 갈 데가 없다”며 “저희는 이제 어떡하느냐 (현산) 회장은 (우리) 피해자들한테 사과했느냐”고 목소리 높였다

홍 위원장은 이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굉장히 막막하다”며 “우리도 피해자인데 관련 브리핑이나 안내도 없다. 현산이 피해자를 배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꽃도매상을 운영하고 있다던 A씨도 “인근 상인들을 굶어 죽기 일보 직전”이라며 “우리를 위해 논의된 것이 하나도 없다”고 거들었다.

이들은 사고 현장 앞에 피해자 상인들이 모일 수 있는 천막을 요구했지만, 자리가 없어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고 현장 앞에는 대한적십자사 재난구호 급식소, 광주시 서구 현장 통합지원본부·사고수습본부, 실종자 가족 텐트가 설치돼 있다.

앞서 정몽규 현산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에서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와 관련해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광주 사고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대책본부)는 17일 오전 10시부터 사고 현장에서 건축물 안전진단 및 구조 분야 전문가 대책 회의를 열고 상층부 수색을 집중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저층부에서 실종자가 발견되지 않은 만큼 대책본부는 상층부에 실종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3시 47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중 23층부터 38층까지 외벽과 구조물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당시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이후 6명 중 1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현재 나머지 5명에 대한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다.

광주 건설 현장에서 잇따라 대형 사고를 일으킨 HDC현대산업개발의 정몽규 회장(오른쪽)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에서 열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허리를 숙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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