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에이치엘비 신주인수권 대거 사들인 까닭은?

주간 순매수 1위 종목 올라 `눈길`
신주인수권 지난 11일 7만2400원까지 치솟아
공매도 포지션 외국계 매수 요인
거래마지막날엔 2만900원으로 마감
  • 등록 2020-05-18 오전 11:04:35

    수정 2020-05-18 오후 2:59:17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외국인들이 지난주 에이치엘비 신주인수권(78R)을 204억원가량 순매수하며 주간 순매수 1위 종목에 올려놔 눈길을 끌었다. 이미 공매도 포지션을 보유한 외국인들의 매수 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마켓포인트 화면번호 2671번
에이치엘비 신주인수권인 78R은 에이치엘비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데 있어 기존 주주이지만, 자금의 여유가 없어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못하는 주주를 위해 신주인수권만 따로 떼서 거래할 수 있게 한 제도다. 통상 주주배정 신주는 기준주가에 15~30%가량의 할인율을 적용하는데 에이치엘비는 20% 할인율을 적용했다.

에이치엘비는 총 발행주식수의 10%수준인 3391억원 규모의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를 추진 중이다. 신주배정 기준일은 4월 20일, 청약예정일은 5월 28~29일이고, 신주상장예정일은 6월 19일이다.

이를 위해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닷새간 기존 주주에게 부여된 신주인수권(에이치엘비 78R)의 거래가 가능했다. 거래 첫날인 11일엔 신주인수권 가격이 7만2400원까지 치솟았지만 거래 마지막 날인 15일엔 2만900원으로 마감했다.

신주인수권 매수자들은 신주인수권 매수가격에 유상증자 발행가(7만8700원)를 더한 금액이 1주당 매수금액이 된다. 예컨대 15일 종가인 2만900원에 신주인수권을 샀다면 주당 매수단가는 9만9600원이 되고, 최고가인 7만2400원에 샀다면 주당 매수단가는 15만1100원이 된다.

지난해 6월이후 에이치엘비 주가추이. 에이치엘비의 52주 최저가는 지난해 7월30일 2만1146원이고, 52주 최고가는 지난해 10월 24일 20만7483원이다. (자료:마켓포인트)
신주인수권이 거래되던 11~15일 에이치엘비(028300)의 주가 흐름은 11일에만 13.25% 오른 11만3700원으로 거래를 마쳤을 뿐 이후 나흘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15일엔 9만8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유증에 따른 주당가치 희석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15일 종가를 기준으로 2만100원이상에서 신주인수권을 매수했을 경우엔 장내매수가 더 유리했던 셈이다.

그런데도 왜 외국인들은 신주인수권을 무더기로 매수했을까. 이와 관련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공매도 포지션을 갖고 있는 외국인들은 신주인수권을 기존 빌려온 주식 주인에게 무조건 가져다 줘야 한다”며 “에이치엘비 공매도 수량이 450만주로 추정되는데, 이중 10%인 45만주를 무조건 구했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의 신주배정기준일인 4월 20일까지 주식을 사서 되갚지 않는 한 공매도 포지션을 취한 외국인은 실제 주식 주인에게 배정된 신주인수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이때문에 외국인들이 에이치엘비 78R을 대거 순매수했고, 이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은 상당부분 신주인수권을 매각하며 이익을 봤다”고 덧붙였다.

다만 거래소 설명은 다소 다르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에서 주식을 매수해 되갚아도 되고 신주인수권을 사도 될 것”이라며 “공매도와 관련한 전략이 워낙 다양해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긴 어렵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신주인수권을 대량 매수한 것은 향후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공매도 포지션에 대한 손실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일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거래소가 제공하는 공매도포털에 따르면 에이치엘비의 공매도 잔고는 지난 13일 기준 452만5511주다. 다만 여기엔 상장주식수대비 0.01% 이상 등으로 보고의무가 발생한 수량만 포함돼 실제 공매도 잔고는 더 많을 수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지난 3월 16일부터 6개월간 주식시장에서 공매도(신규)를 금지한 상태다.

한편 이 가운데 최대주주 진양곤 회장의 특수관계인인 이현수씨와 에이치엘비셀은 신주인수권(78R)을 장내매도해 10억원 이상의 현금을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진 회장의 처남인 이현수씨는 지난 12일 신주인수권 4075주를 주당 4만1091원에 매각해 1억6745만원을 가져갔다. 에이치엘비셀은 12일부터 14일까지 보유한 신주인수권 3만3081주 전량을 2만7742~3만1613원에 매각해, 9억4290만원을 챙겼다. 회사 측은 “자회사인 에이치엘비셀 등은 연구개발비 등 자금이 부족해 신주인수권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진양곤 회장(47만주·1.07%)과 특수관계인인 이현아씨(10만주), 알렉스 김(16만주)은 지난 12일 시간외매매(블록딜)로 총 63만주의 보유주식을 매도했다. 주당 매도 단가는 10만6878원으로 총 673억3314만원 규모다. 12일 종가(10만4300원)에 비해 2.5%가량 할증된 수준이다.

회사 측은 진양곤 회장이 배정받은 신주인수권을 모두 행사하기 위해 매입자금과 세금 등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매각이라고 말했다. 이미 진양곤 회장은 300억원 가량의 주식담보대출이 있고, 주가하락에 따른 반대매매 리스크 등을 감안해 이같은 블록딜로 유상증자 자금 확보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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