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인구정책, 한국의 가장 실패한 정책…'법률혼' 장벽 높아"[ESF2024]

제15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토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지낸 나경원 의원
한국 비혼출산율 2.5% 불과…OECD 평균은 41.9%
"비혼 장려 아닌 지금 현실을 반영하자는 것"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 개정안, 여야 합의 힘쓸 것"
  • 등록 2024-06-19 오후 1:37:26

    수정 2024-06-19 오후 3:46:25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한국은 굉장히 엄격한 법률혼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프랑스처럼 등록동거혼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인식과 가치 변화가 어떻게 이뤄져야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이데일리 전략포럼(Edaily Strategy Forum 2024)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인구 위기…새로운 상상력,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제로 열린 제15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나 의원은 국회 저출산고령화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고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장관급)을 지냈던 인사다.

등록동거혼이란 동거하는 남녀에게도 가족 지위를 인정해 법적,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나 의원은 법률혼과 등록동거혼의 차이에 대해 “법률혼은 혼인, 등록동거혼은 계약”이라며 “법률혼은 위자료가 있어야 하지만 등록동거혼은 위자료가 없다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지난 1999년 비혼(非婚) 동거 커플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팍스’(PACS·시민연대계약) 제정 후 23년 후인 2022년 출산율이 1.8명으로 올라섰다. 프랑스의 비혼 출산율은 2020년 기준 62.2%에 달한다. 한국은 비혼출산율이 2020년 기준 2.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비혼 출산율이 2020년 41.9%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저조하다.

나 의원은 “우리는 전통적으로 법률혼이 강하게 지배하면서 혼인하는 것이 장벽(barrier)이 높고 가정과 가정이 결합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갖추고 결혼해야 하니까 초산 연령이 높아지고 둘째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이혼율이 약 30%인데 프랑스에 가서 물어보니 등록동거혼이 법률혼으로 이행하지 않고 해지하는 비율이 30%라고 한다. 대부분이 법률혼으로 이행하는 것”이라며 “비혼을 장려하는 게 아니라 (이러한 제도 적용이) 지금 현실을 좀 더 반영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또한 나 의원은 저출산 정책의 대응이 늦어진 점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나 의원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크게 실패한 정책을 뽑는다면 인구 정책일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1982년에 합계출산율 2.2명을 찍었는데 이때 인구정책의 방향을 어떻게 전환할지 고민하지 않고 1990년대 후반까지 산아제한을 계속해온 것이 지금의 초저출산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나 의원은 “지금 뒤늦게나마 저출산 부총리 제도를 신설한다고 하는데 이런 것부터 시작해서 여러 담론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부총리급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신설하기 위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좌장을 맡은 이인실 한반도미래연구연구원장은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신설하려면 국회에서 법을 개정해야 할 텐데 가능하겠나”라고 물었다. 이에 나 의원은 이날 전략포럼에 참석한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가리키면서 “황 위원장께서 힘을 보태주려 하실 것”이라며 “이는 전국민적인 이슈이기 때문에 충분히 야당과 합의가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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