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옷은 사도 사도 없을까?', 당신의 고민을 덜어 줄 패션 (영상)

점점 빨라지는 패션 트렌드 변화…SPA 브랜드 인기 높아져
환경오염, 노동문제 등, '패스트 패션'이 문제 야기
윤리적 패션 브랜드 주목 받는다
  • 등록 2019-07-15 오전 10:55:31

    수정 2019-07-15 오전 10:55:31

[이데일리 윤로빈 PD]왜 옷은 사도 사도 없을까?

패션 트렌드의 변화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옷을 소비하기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유행이 바뀌면 멀쩡한 옷도 손이 가지 않게 되는데, 그렇다고 유행에 따라 옷을 사자니 가격이 만만치 않기 대문이다. 이러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빠르게 성장한 회사가 있었으니, 바로 SPA 브랜드다.

SPA 브랜드는 한 회사가 상품의 기획, 제작, 유통까지 모두 소화한다. 생산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직접 해냄으로써 제품 회전속도를 빠르게 할 뿐 아니라 소비자가 접하는 상품의 단가까지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는 유행하는 옷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패스트 패션이 가져온 문

그러나 SPA 브랜드의 성장과 함께 윤리적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SPA 브랜드는 유행하는 디자인의 의류를 ‘대량’으로 ‘빠르게’ 생산하고 ‘빠르게’ 유통시키는 구조를 취한다. 이렇다보니 트렌드가 바뀔 때마다 미처 판매되지 못하고 폐기되는 상품이 늘어났다.

또 저렴한 가격에 새로운 상품 구입이 가능해지니, ‘어차피 저렴하니 한철 입고 버리자’는 소비 패턴도 흔해졌다. 결국 SPA 브랜드는 의류의 소비와 폐기를 촉진시켜 환경오염을 가중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더하여 저렴한 패스트패션을 실현하기 위해 자행된 비윤리적 고용형태도 문제가 되었다. 많은 의류 브랜드들이 생산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 방글라데시나 인도네시아 등에 공장을 세웠는데, 공장의 중간관리자들은 저임금 노동자인 여성과 청소년을 고용했다. 이들은 노동자에게 빠른 시간 안에 많은 의류를 생산할 것을 재촉했고 감금하고 밤새 일을 시키는 등 비윤리적 행태를 저질렀다.

여름 점퍼를 업사이클링해 만든 가방
환경을 생각하는 에코 패션

한국 소비자의 경우 의류 트렌드에 민감한 편이라 상품 회전율이 빠르고 저렴한 SPA 브랜드의 선호도가 특히 높다. 그러나 최근 한국에서도 미닝아웃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지속가능한 에코 패션, 슬로우 패션 등이 관심을 끌었고, 국내 슬로우 패션 브랜드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콘삭스’에서 만든 옥수수 섬유 양말.
‘콘삭스’는 옥수수 추출 섬유로 패션양말을 만든다. 옥수수 추출 섬유는 피부 질환을 예방할 뿐 아니라 생분해되어 폐기된 후에도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하여 ‘마리몬드’, ‘바른 생각’ 등 다른 사회적 기업이나 에코 패션 브랜드와 콜라보를 진행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래코드(RE:CODE)’, ‘리블랭크’, ‘누깍’처럼 버려진 원단, 가죽 등을 업사이클링해 가방이나 지갑 등으로 재탄생시키는 브랜드 역시 인기를 얻는 추세다. 업사이클링 제품이 가진 윤리적 가치뿐 아니라, 다양하고 독특한 디자인이 소비자의 마음을 끌었기 때문이다.

엠마왓슨은 공정무역 패션 브랜드인 ‘피플트리’에서 메인 모델로 활동한 바 있다.
생산과정도 윤리적으로

영국에선 공정무역 패션 브랜드인 ‘피플트리’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배우 엠마왓슨이 모델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피플트리’는 공정무역으로 거래된 친환경 재료를 이용할 뿐 아니라, 의류 생산 과정에 필요한 노동자에게도 도덕적 대우를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페어트레이드 브랜드 ‘그루’가 빈곤국가의 여성생산자가 만든 자연주의 의류와 생활용품들을 공정한 가격에 거래하는 ‘착한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아름다운 가게의 ‘에코파티 메아리’ 역시 방글라데시에 ‘뷰티풀웍스’라는 봉제공방을 설립한 후 노동자에게 역량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의류 생산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다.

재활용하면 저렴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러나 아직도 슬로우 패션업계가 가야 할 길은 멀다. 많은 이들이 윤리적 패션브랜드의 높은 가격에 의문을 제기한다. 특히 업사이클링 브랜드의 경우 ‘재활용을 하면 가격이 더 저렴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다.

사실 재료의 수거, 세척, 매만짐의 과정을 필요로 하는 업사이클링은 기성제품보다 제작과정이 까다롭고 수작업을 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공정거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노동자에게 합당한 임금과 노동환경을 제공하다 보니 자연스레 유통과정에서 상품의 단가가 올라간다. 이는 윤리적 패션 기업이 넘어서야 할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아직도 윤리적 패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추세다. 새 옷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성 의류 브랜드에 비교했을 때 ‘좋은 취지’ 하나만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나마 상품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마케팅 비용을 줄어야 하는데,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소비자에게 알려지지 못한다는 딜레마에 빠진다.

많은 전문가들은 ‘지속가능한 패션이 기업의 노력만으로 온전히 실현되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기성제품에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차별화된 디자인, 마케팅 전략 등 윤리적 패션 기업의 전략적 브랜딩 구축 뿐 아니라, 윤리적 패션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변화, 기업과 국가의 적극적 지원, 협력 등 거시적 차원의 사회 기반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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