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수출 7000억달러 시대`를 열려면

기업 41.3%는 "올해 수출 감소 전망"
미중 갈등 등 대외 위험요인 많아도…
가장 큰 걱정은 규제 등 '제도적 요인'
  • 등록 2022-01-10 오후 1:51:09

    수정 2022-01-10 오후 9:28:45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연간 수출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수출액이 전년대비 25.8% 증가한 6445억4000만달러로, 기존 최고치(2018년 6049억달러)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출액을 원화로 환산하면 약 738조원으로, 올해 우리나라 예산(607조7000억원)보다 많다. 1964년 수출 1억달러 돌파를 시작으로 1977년 100억달러, 1995년 1000억달러, 2011년 5000억달러를 잇는 66년 한국 무역사에 한 획을 그은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세부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면 더 뿌듯하다.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철강, 디스플레이 등 15대 주요 품목 수출이 모두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1280억달러), 석유화학(551억달러) 등 전통의 주력산업은 물론, 바이오헬스·이차전지 등 신산업도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리며 완벽한 신구조화를 이룬 것도 무척 인상적이다. 10년 만에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9대 지역에서 모두 수출이 늘고, 코로나19를 딛고 일어서 2010년(28.3%)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출 증가율 기록을 세운 것도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산업부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업무보고를 통해 “7000억달러+알파(α) 시대에 도전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내놨다. 외국인투자 확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중남미·중동·아프리카 등 신흥시장과의 FTA를 발판삼아서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이제 새로운 도전에 당당히 맞서며 수출 7000억 달러 시대로 나가야할 때”라며 “무역기반을 더욱 튼튼히 확충하며 신성장동력 창출에 전력을 기울여 달라”고 독려했다.

하지만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다.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구도는 고착화됐고, 보호무역 확산, 기술패권, 탄소 중립, 디지털 전환 등의 이슈로 글로벌 통상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촉발한 코로나19 재확산세는 전 세계를 강타하고, 요소수 품귀 사태로 대변되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등이 우리를 괴롭힌다. 한국은행은 올해 수출 증가율이 1.1%에 그칠 것으로 봤다.

이런 때일수록 수출이 마지막 보루라는 생각으로 정부와 기업 모두 정신 바짝 차리고 합심해야 한다. 우리 경제가 성장하려면 기댈 곳은 수출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의 ‘2022년 수출전망 조사’ 결과는 안타깝기 그지 없다. 이 조사에서 올해 수출 감소를 예상한 기업이 41.3%나 됐는데, 그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이 ‘기업규제·인건비 상승 등 제도적 요인으로 인한 수출 경쟁력 약화’였다는 점에서다.

나라 밖 통상 환경도 첩첩산중이지만, 정작 그 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나라 안의 각종 반기업적 규제, 제도라는 얘기다. 높은 법인세율,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의 고충만 해결돼도 전세계를 무대로 겨뤄볼 만하다는 우리 수출 기업들의 호소를 허투루 들어선 안 된다. 아직은 아득해 보이는 ‘수출 7000억달러 시대’를 앞당기는 열쇠일 수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AI인 줄 알았는데…
  • 나는 나비
  • 천산가?
  • 우린 가족♥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