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보관·유통 제대로 했는지 눈으로 확인한다

화학연, 온도변화 감지장치 개발
권장온도 이상 노출되었는지 확인 가능
  • 등록 2021-04-12 오후 12:00:00

    수정 2021-04-12 오후 12:00:00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19 백신병 옆에 용기를 붙여 백신의 보관 온도 상태를 확인할 간단한 장치를 만들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바이오화학연구센터 연구팀이 코로나19 백신이 저온에서 안전하게 보관·유통되었는지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온도변화 감지장치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연구팀이 ‘극저온 온도변화 감지장치’가 부착된 백신 모의 샘플을 들고 있다.(왼쪽부터)황성연 박사, 박제영 박사, 탄하오 박사과정, 오동엽 박사.(사진=한국화학연구원)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얀센 백신이 코로나19 백신으로 유통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상 온도에서 유통할 수 있다. 반면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 정도의 극저온에서,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의 저온에서 보관해야 한다.

그동안 백신이 영하의 저온에서 유통되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극저온 상태에서 보관해야 하는 mRNA 백신이 상용화된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없어 관련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알코올이 포함된 화합물인 에틸렌글리콜과 물을 섞은 물질을 활용했다. 녹는점이 영하 69도로, 영하 69도 이하에서는 고체 상태를 유지하지만 그 이상의 온도에서는 녹기 시작한다. 연구팀은 이 물질의 상태를 눈으로 확인하도록 색소를 넣고, 색소가 번지는 걸 볼 수 있는 하얀 펄프 가루를 그 밑에 흡착제로 넣었다.

물질이 영하 69도 이상의 온도에 노출돼 고체에서 액체로 변하면 액체가 화합물 밑의 펄프 가루에 스며들면서 사인펜 색이 젖은 종이에 번지듯 색깔이 번지기 시작한다.

영하 70도 정도의 극저온에서 보관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에 적용하면 영하 60도 이상 노출시 5분 이내에 색이 번지고, 상온에 노출되면 2분 이내에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권장온도보다 높은 온도에 노출된 시간이 길어질수록 색이 더 많이 번져 손쉽게 노출 정도를 알 수 있다.

에틸렌글리콜 대신 다른 화합물인 수크로오스와 물을 섞으면 영하 20도에서 보관해야 하는 모더나 백신에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유통이나 사용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상온에 짧게 노출될 때는 색이 번지지 않도록 화합물의 비율을 설정했다. 권장온도 이상에서 2분 이상 노출되었을 때만 색이 번지도록 했다.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 학술지인 ‘ACS Omega’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원천특허를 확보한 상태이며, 상용화를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박제영 박사는 “백신이 안전한 온도에서 보관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상용화하려면 온도 조절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지만, 아이디어가 빠르게 적용되도록 백신 취급·운송 기업과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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