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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기]'대권 잠룡' 김동연이 토마토·양계농장을 찾은 이유

경북 상주 혁신농가서 노하우 배우는 행보
"농어촌 혁신하면 한국 사회로 혁신 확산돼"
"더 많은·더 고른 기회로 추격경제 넘어서야"
혁신·소통·사회적이동 고민 담은 책 곧 출간
  • 등록 2021-06-20 오후 8:00:00

    수정 2021-06-20 오후 9:23:03

[경북 상주=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이곳처럼 다른 농촌에서도 기업농과 가족농이 협력하는 ‘혁신모델’을 만들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요?”

지난 18일 경상북도 상주의 한 토마토 생산 농업법인 ‘새봄’에서 조영호 대표 등 지역 농업인과 마주앉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혁신’에 대한 궁금증을 쏟아냈다. 곶감으로 유명한 경북 상주는 서울에서 자동차로 2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다. 김 전 부총리가 이곳까지 찾아와 농촌 혁신모델을 고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단법인 유쾌한반란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8일 경상북도 상주의 토마토 스마트팜을 찾아 토마토 생산 과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원다연 이데일리 기자)
“농어촌 혁신하면 사회 혁신”…혁신농가 찾아 노하우 배우는 김동연

사단법인 유쾌한반란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 전 부총리는 지난해부터 직접 농어업 현장을 찾아 이야기를 듣고 있다. “혁신이 일어나기 가장 어렵다고 여겨지는 농어업 현장의 혁신이 사회 다른 부문의 혁신에도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가 현장을 찾는 이유는 우리 사회에 말은 넘쳐나는데 실천은 없어, 말이 아닌 실천에 나서야 한다는 유쾌한반란의 모토와도 맞닿아 있다. 유쾌한반란은 ‘소통과 공감’, ‘사회적 이동’, ‘혁신’이라는 세가지 비전을 추구한다. 그는 이날 상주 방문에 앞서 전날 안동을 찾아 버섯 농가 농업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올해 농어업 현장 방문 일정을 재개했다.

김 전 부총리가 이날 찾은 농업법인은 상주 지역의 첫 토마토 스마트팜 기업농이다. 농장을 세울때까지 1년여간 입주를 반대하는 지역 농가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다. 지역 농가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기존 토마토 품종 외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 한편, 스마트팜에 도전하는 지역 농가들에는 노하우 전수도 아끼지 않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다른 지역 농촌에 접목할 수 있을 이같은 노하우를 꼼꼼히 수집했다. 조영호 대표는 “지금은 기업농에 지역 농가들의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며 “이렇게 기업농과 가족농이 협력할 수 있게 되니 상주에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조성될 수 있는 여건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토마토 농장에 이어 양계 스마트팜도 찾았다. 친환경 동물복지 양계를 목표로 삼고 있는 손꼽히는 스마트팜이다. 김 전 부총리가 “양돈 농가 등 다른 축산 농가들이 스마트팜을 하기 위해 이곳에서 배워갈 만한 기술이 있나”고 묻자 이재훈 부성 대표는 양계 사육동마다 사료양과 음수량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을 소개했다.

김 전 부총리는 “현장을 다녀보면 언제나 제가 배우는 게 더 많다”며 “오늘도 이미 혁신을 이뤄내고 있는 농가들에서 다른 곳들에 전파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18일 경상북도 상주의 양계 스마트팜 ‘부성’을 찾아 둘러보고 있다. (사진=원다연 이데일리 기자)
“더 많은, 더 고른 기회, 기회복지안전망 만들면 선진국될 수 있어”

김 전 부총리는 현장 방문에 앞서 이날 오전 상주 아이쿱생협센터에서 강연을 했다. 김 전 부총리는 강연을 시작하면서 “민감한 시기여서 그런지 최근 100분 강연에서 3~4분 정치 이야기를 하면 그 이야기만 화제가 되더라”며 “오늘은 정말 전하고 싶은 이야기에 집중하기 위해, 우리 사회의 미래와 관련한 이야기는 아예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를 잃고 청계천 판잣집으로 쫓겨나 소년 가장으로 일찍이 사회생활을 시작해, 주어진 환경을 바꾸고 싶다는 열정으로 공직에 들어서게 된 자신의 삶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김 전 부총리는 남이 내게 낸 문제, 내가 나에게 낸 문제, 사회가 던지는 문제 등 인생에서 마주하게 되는 3가지 문제를 화두로 던졌다. 그는 자신의 젊은 시절과 같이 주어진 환경을 위장된 축복으로 뒤집는 노력, 익숙한 것과 결별하면서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는 일, 사회가 건전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실천하는 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의 서두 정치적으로 해석될만한 발언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는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그의 고민과 생각을 내비쳤다. 그는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이야기하면서 “국가 경제도 마찬가지”라며 “한국 경제가 과거 성공했던 추격경제 모델에는 과도한 규제 등 많은 제약요인이 있다. 과거의 성공 경험과 결별하지 못하면 선도경제로 나아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부총리는 또 사회에 대한 반란을 이야기하면서는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취약계층도 기회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복지안전망’을 만들 수 있다면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들 수 있다”며 “전세계가 4차산업혁명, 코로나 등으로 다함께 거대한 변화를 맞고 있는 현재 우리나라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18일 경상북도 상주 아이쿱생현센터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의도 가지고 벌이는 일 아냐…활동 진정성 봐달라”

여야 모두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김 전 부총리의 고민은 길어지고 있다. 그는 당초 6월내에 그의 경험과 생각을 담은 책을 출간하고 본격적인 대외 행보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책 출간이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날 기자와 만나 “지난 공직생활 경험과 그 이후 2년 동안 사회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전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면서 느꼈던 생각을 담아 쓴 책”이라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고 빨리 마무리를 지겠다”고 했다.

그는 “이날 농업 현장을 찾은 것이나 지난 2년 동안에 사회 곳곳의 사람들을 만난 것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한 게 아니다”며 “공직에 있을 때는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었지만, 자연스럽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그 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을 많이 보고 겸손하게 배우고 있다”고 했다.

김 전 부총리는 “제가 하고 있는 일들의 진정성을 봐달라”고 당부하며 현장을 떠났다. 그는 내주에는 충남의 서산어촌계에서 어업인들을 만나 어촌혁신 방안을 논하는 현장방문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한편 김 전 부총리는 20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노숙자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급식 봉사활동에 나섰다. 이날도 김 부총리는 “정치적 의도와는 아무 상관 없는 순수한 봉사활동”이라며 국민의 힘 입당 등 정치 행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오늘은 그런 얘기를 할 적절한 때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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