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한국인 자녀 홀로 키우는 외국인, 체류자격 부여해야”

"방문 동거 체류자격 줬지만, 제한 많아 부적절"
"사회보장제도 적용 대상에서도 제외, 비합리적"
  • 등록 2022-10-04 오후 12:23:33

    수정 2022-10-04 오후 12:23:33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대한민국 국적의 자녀를 홀로 키우는 외국인에게 적절한 체류자격을 부여해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인권위는 법무부장관에게 대한민국 국적 자녀의 양육을 위해 국내에 체류하고자 하는 외국인이 안정적으로 취업하고 사회보장제도의 수급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해당 외국인의 체류자격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고 4일 밝혔다.

외국 국적의 여성인 진정인은 어학연수(D-4-1) 자격으로 한국에 체류하다가 대한민국 국적의 남성과 교제하여 혼외자녀를 출산하고 홀로 양육하던 중, 기존의 체류자격이 만료됐다. 어학연수 자격이 만료된 그는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청에 결혼이민(자녀양육, F-6-2) 체류자격으로 변경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방문 동거 체류자격(F-1)을 받았다. 이에 방문 동거 체류자격은 취업이 불가하고 체류기간의 상한도 짧아서 자녀를 안정적으로 양육하기 어렵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출입국·외국인청은 현행 출입국관리법상 국민과 혼인 관계에서 출생한 자녀를 양육할 때만 결혼이민 체류자격을 부여할 수 있고, F-1 자격으로도 취업활동을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체류기간 상한과 관련해서는 2년마다 계속 연장할 수 있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비록 피진정인이 진정인에게 결혼이민 체류자격을 허가하지는 않았지만, 방문 동거 체류자격을 부여해 국내 체류가 가능하도록 조치하였고, 진정인이 체류자격 외 활동허가 신청 등을 통해 제한적으로나마 취업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진정인의 행위가 인권침해에 이른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인권위는 최근 이와 유사한 사건이 인권위에 지속 접수되고 있으며, 방문 동거 체류자격을 가진 한 부모 외국인들이 대한민국 국적의 자녀를 양육할 때 체류자격으로 인해 여러 가지 제한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관련 제도의 개선을 위해 정책권고를 검토했다.

이에 인권위는 “한국에 체류하면서 자녀를 양육하고자 하는 한 부모 가정 외국인에게 방문 동거 체류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방문 동거(F-1) 체류자격을 소지한 외국인은 △체류자격 외 활동허가를 받아 경제활동이 가능하더라도 외국어 회화강사, 계절근로자 등 제한된 분야에서만 취업할 수 있는 점 △2년마다 비용을 내고 체류자격을 변경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 점 △앞으로도 취업제한이 없고 체류기간의 상한이 5년인 영주자격(F-5)으로 변경할 수 없는 점 △방문 동거 체류자격은 일반적으로 단순 ‘가족 동거’를 목적으로 체류하는 자에게 부여되고 있다.

또 인권위는 “대한민국 국적의 자녀를 홀로 양육하고 있음에도 ‘국민과 혼인한 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제도, 긴급복지지원제도, 다문화 가족지원제도 등 자녀 양육을 위해 필요한 각종 사회보장제도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도 합리적이라고는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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