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회 등에 따르면 공정위 사무처는 지난 15일 푹과 옥수수 기업결합에 대한 경쟁 제한성 검토를 마치고 그 결과를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 격)를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에 발송했다.
SK텔레콤은 콘텐츠연합플랫폼에 900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해 통합법인 지분의 30%를 확보하면서 1대주주로 올라서는 방식으로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지난 4월5일 SK브로드밴드 이사회를 열고 옥수수 사업 분리를 결정하고, 이어 OTT 플랫폼 푹을 운영하고 있는 지상파 3사 콘텐츠연합플랫폼과 통합법인 설립을 위한 본계약도 체결했다.
심사보고서에는 양사 합병으로 인해 시장 독과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가 포함됐다. 공정위는 특정 기업결합이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시장의 경쟁이 훼손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심사보고서에 담아 해당 기업에 요청한다. 경쟁제한성이 크지 않는다면 요금인상 제한 등 행태적 조치를 담고, 해당 기업결합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경우에는 매각 등 구조적 조치를 내린다. 행태적 조치를 받으면 추후 공정위가 조건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점검을 한다.
이는 당초 우려됐던 ‘비차별적 제공’ 조건만 부과되는 것보다 완화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비차별적 제공 조건이 붙을 경우 모든 OTT에 똑같은 가격으로 무조건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이 경우 SK텔레콤이 막강한 지상파 콘텐츠를 이용해 확고한 OTT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가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합리적 수준의 협상’이라는 조건이 붙었기 때문에 지상파방송사들은 타 OTT와 가격협상을 할 수 있는 지위는 보장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사업 특성상 배타성이 없으면 협상력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면서 “공정위서 비차별적 거래 조건만 부과하지 않은 점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뒤 상대방에 통상 2주 정도의 의견 진술 기간을 고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내달 전원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 전원회의에서 최종 조치가 내려진다. 이변이 없는 한 사무처의 심사보고서 결과가 그대로 인용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이르면 다음달 께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대한 심사보고서도 발송하고, 9월께 최종 결론을 내겠다는 목표다. 공정위는 CJ헬로의 알뜰폰 사업부문 매각을 놓고 최종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