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참사’ 5년…청년들, 국회 앞에서 “안전한 일터 보장하라”

‘구의역 참사’ 5주기…청년단체 “참사 반복” 지적
“법을 위반하고 책임 다하지 않는 기업 처벌해야”
노동 교육 제도화 요구…구의역에도 추모 발걸음
  • 등록 2021-05-28 오후 4:48:36

    수정 2021-05-28 오후 4:48:36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청년들이 이른바 ‘구의역 김군’ 참사 5주기를 맞아 정부와 국회에 산업재해 사망 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산재 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처벌하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을 더욱 강화하고 학교에서의 노동 교육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구의역 김군 참사 5주기 추모 청년·청소년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노동자 산재 사망사고 기업 처벌강화, 학교 노동교육 제도화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성화고등학생권리연합회, 청년전태일 등은 2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의역 참사가 일어난 지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구의역 참사는 계속되고 있다”면서 “정부와 국회는 노동자의 안전한 일터를 보장하고 산재 사망 희생을 줄이기 위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비정규직 노동자이던 김군(당시 19세)은 2016년 5월 28일 서울 도시철도 2호선 구의역 승강장에서 홀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던 중 들어오는 열차에 치여 숨졌다. 당시 김군이 근무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등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일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 등에선 이에 대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그러나 청년 단체들은 구의역 참사 이후에도 여전히 산재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매년 2000명이 넘는 노동자가 산재로 목숨을 잃고 있는 현실”이라며 “지난달 22일엔 평택항에서 이선호 청년 노동자가 300kg 철판에 깔려 사망했고, 한 달 만에 인천에서 50대 노동자도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고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을 꼬집었다.

김종민 청년전태일 대표는 김군을 향한 추모 편지를 낭독하며 “사업주들과 정치인들이 수많은 산재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여기는 동안 불평등한 사회 구조 속에서 먹고 살기 바쁜 청년들이 사고를 당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불평등과 위험의 외주화 속에서 죽은 청년의 가족들이 자식의 죽음을 자기의 책임이라고 여기지 않는 사회를 원한다”고도 덧붙였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혼자 정비하다 열차에 치여 숨진 ‘구의역 김군’의 5주기인 28일 오전 서울 광진구 구의역 승강장 추모의 벽에 김군을 추모하는 메시지가 적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들 단체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애초의 취지와 다르게 제정됐다며 처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대한 인명 피해를 주는 산재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중대재해처벌법’은 지난 1월 제정돼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노동계에선 5인 미만 사업장이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 점 등을 이유로 ‘반쪽자리 법안’에 그쳤다고 지적한다.

이상현 특성화고등학생권리연합회 이사장은 “올해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애초의 취지와는 다르게, 기업에 온전한 책임을 묻는 법이 아니다”라며 “특성화고 졸업생들이 중소규모 사업장에 많이 취업하는 현실에서 5인 미만 사업장은 법 적용조차 되지 않고, 50인 미만 사업장은 유예 기간이 3년이나 되는 건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최서현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 위원장도 “구의역 김군, 태안화력 김용균, 평택항 이선호 등 청년 노동자의 산재 사망 사고만 보더라도 기업이 법을 위반하고 책임을 다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면서 “정부와 국회는 노동자 산재 사망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기업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는 또 노동 교육을 제도화해 학교에서 학생들이 노동자의 권리를 배워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노동자에게 안전하게 노동할 권리가 있다는 걸 학교에서부터 배워야 한다”며 “노동자 안전을 책임지는 게 불필요한 비용이 아니라 사업주의 당연한 의무라는 걸 학교에서 배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김군이 사고를 당했던 구의역에도 김군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은 이어졌다. 이날 시민들은 구의역 9-4 승강장에 ‘당신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그곳에선 늘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등 김군을 추모하는 메시지와 ‘죽지 않고 일하자’ 등 산재 예방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함께 붙였다.

소셜 댓글by LiveRe

많이 본 뉴스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