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공룡`..NHN의 `네가지` 위기

조직과 직원관리 허점 드러나..직원횡령에 잇따른 사퇴까지
1등 자만감이 불러온 도전정신 실종..성장동력 부재로 이어져
  • 등록 2012-05-08 오후 4:19:55

    수정 2012-05-08 오후 4:50:27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인터넷 업계의 공룡기업 NHN(035420)이 흔들리고 있다. 내우외환의 형국이다.

근무 기강 문제로 회사와 직원 간의 갈등이 불거진 가운데 급기가 수십억원대 횡령사건까지 터졌다. 지난해부터 회사를 떠나는 임직원들도 속출하고 있다.

성장 엔진도 꺼져간다. 이익은 계속 줄어들고 미래를 책임질 성장동력도 손에 잡히지 않고 있다. 여기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산업은 NHN이 구축한 온라인 생태계를 야금야금 파먹고 있다.

먼저 NHN 내부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NHN은 올해 초 자체 감사를 통해 구매부서의 한 직원이 36억원을 횡령한 사실을 적발해 검찰에 고발했다. 이 직원은 오랫동안 수차례에 걸쳐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져 NHN 내부 기강에 중대한 문제가 생겼음을 보여줬다.

이해진 NHN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연초 사내 강연을 통해 직원들이 벤처정신과 도전정신을 잃었다는 지적을 한 바 있다. 직원들이 셔틀버스 시간을 핑계로 업무를 마치기도 전에 퇴근하는 일이 잦아지자 회사가 셔틀버스를 없애고 나설 정도다.

핵심 인재들이 회사를 떠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정욱 한게임 대표대행이 회사를 그만둔데 이어 최근에는 최성호 서비스본부장, 위의석 S사업본부장 등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NHN 조직이 흔들리는 이유는 수년 동안 경쟁자 없이 인터넷 시장에서 1위를 지켜온데 따른 반작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유지하다 보니 조직에서 도전정신이 실종되고 자만이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 부동의 1위..`자만이 해이 불렀다`
     NHN의 성장 정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산업이 확대되기 시작한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됐다.   2010년 3분기 당시 NHN은 8분기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후 검색광고 시장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매출은 꾸준히 늘려왔지만 이익 감소는 피하지 못했다. 실제로 40%가 넘던 NHN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0%대로 반토막이 났다.

이번 1분기 역시 매출은 약 5700억원 수준으로 전년동기대비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4% 수준의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이는 NHN이 그동안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기보다 기존에 구축해 놓은 검색 파워를 바탕으로 시장에 안주하려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NHN이 그동안 내놓은 수익모델은 이런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부동산 서비스는 매출이나 방문자수 등에서는 성공을 거뒀지만 중소업체의 희생을 발판으로 삼았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최근 시작한 오픈마켓은 NHN의 점유율이나 자본, 인터넷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지마켓이나 옥션 등 기존 서비스 대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NHN은 미래를 책임질 킬러 콘텐츠 개발에도 늑장을 부렸다.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변화하는데 머뭇거렸다는 평가다.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는 카카오톡에 뒤져 있다가 뒤늦게 ‘라인’을 앞세워 추격에 나선 상황이다. SNS 시장에서는 페이스북, 트위터에 이슈를 빼앗겼다. 게임 분야에서도 소셜게임, 스마트폰 게임 등 신규 분야에서 별 두각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또한 포화된 국내 시장을 떠나 해외에서 성장할 발판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 네이버재팬을 통해 일본 검색시장에 진출해 있는 것이 전부다. 그마저도 야후나 구글 등 글로벌 기업에 밀려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 상생과 혁신, 플랫폼 다변화에 대비해야   전문가들은 NHN이 조직을 가다듬고 혁신에 성공하지 않으면 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를 둘러싼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망중립성 이슈를 둘러싼 망 이용 대가 논란이 그 중 하나다. 또한 정부가 포털 네이버를 시장지배적사업자로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도 넘어야할 산이다. 앞으로 신규 서비스나 사업을 시작할 때 규제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그동안 검색 영향력을 바탕으로 진행해온 모든 사업을 혁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두리 양식장’ 구조에서 벗어나 개방과 상생을 모토로 중소업체들과 협력하고 스마트폰 등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명호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NHN은 국내 검색엔진 시장에서는 부동의 1위지만 모바일 생태계 등 다른 영역에서는 큰 영향력이 없다”며 “모바일 생태계 시장의 국경이 사라지고 있어 외국 업체의 추격에 대비하고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네이버의 위기   *부동의 1위로 인한 자만 → 도전정신 실종과 기강 해이 *오프라인 수익모델(부동산, 오픈마켓) 안주 → 성장 정체 *모바일, SNS 등 시장 흐름에 늑장 대처 → 킬러콘텐츠 부재, 이익 감소 *국내 검색광고 중심의 사업확대 → 글로벌 경쟁력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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