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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의식했나…경남도청 향하는 여권 잠룡들

'정치 치명상'에도 여권 주요인사 발길 이어져
'적자' 잃은 친문 표심.. 대권·당권주자 구애경쟁
"거스르기 힘든 친문, 품어야 선거전에 유리"
  • 등록 2020-11-16 오전 11:00:00

    수정 2020-11-17 오전 11:04:29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에 연루돼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여권 주요인사의 손짓이 이어지고 있다. 한때 ‘친문(친문재인)적자’라 불리며 유력한 대권후보군으로 꼽혔으나 생환에 실패하며 정치적 치명타를 입었으나 러브콜이 이어진다. 대권을 꿈꾸는 잠룡부터 차기 당권을 노리는 여권 중진까지 다양하다.

(그래픽= 이동훈 기자)


너도나도 ‘김경수 지킴이’… 배경에 ‘친문 표심’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1일 부산에서 일정을 소화하던 중 김경수 경남지사를 만나 판결과 관련해 위로의 뜻을 전했다. 가덕도 신공항에 힘을 싣는 동시에 경남도정 핵심 사업에 대한 지원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5선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음날 페이스북에 김 지사를 ‘차돌’에 비유하며 “손으로 서로의 온기를 나누겠다. 기나긴 항소심 동안 힘들었을 그(김 지사)에게 위로가 되고 싶다”고 썼다. 다음날에는 김 지사와 손잡은 사진을 공개하며 “진심을 증명하는 과정이 곤혹스럽고 아프다는 걸 알기에 마음 한편이 무겁다”고 남겼다. 4선의 우원식 의원은 김 지사의 항소심 판결 당시 함께 방청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다. 2012년과 2017년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수행팀장으로 지냈다. 20대 국회 입성 이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에 당선되며 유력한 대권 주자로 떠오른 바 있다. ‘친노’(친노무현)와 친문을 단숨에 결집시킬 수 있는 강력한 카드였으나 드루킹 사건으로 정치생명이 벼랑 끝에 몰렸다.

위기의 김 지사를 향한 여권 주요 인사들의 구애를 두고 친문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총리는 잠룡으로 거론되지만 지지율이 아직 미미한데 친문을 품는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양강구도를 굳힌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빈틈을 비집고 들어가 판을 흔들 수 있다. 정 총리는 독자적이고 탄탄한 당내 세력을 구축하고 있으나 ‘범 친문’으로 분류해도 무방할 정도로 교집합이 많다. 김 지사를 잃은 친문이 대안으로 정 총리를 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송 의원과 우 의원은 차기 당대표 선거 출마가 유력하다. 대선 출마가 유력한 이낙연 대표의 임기가 오는 3월까지인 만큼 김 지사와의 연대를 통해 미리 표심을 끌어오겠다는 속내다.

갈길 잃은 ‘친문’… 최종 목적지는

친문은 현재 민주당에서 가장 영향력이 강한 정치 세력이다. “사실상 민주당 소속 모두가 친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비문’(비문재인)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명확한 노선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친문 성향의 의원 50여 명이 모인 ‘민주주의 4.0’이 구성되자 일각에서는 사실상 친문 정권 재창출을 위한 싱크탱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김 지사가 생환했다면 강력한 지원군이 될 것으로 점쳐진 바 있다.

이낙연 대표가 지난 8·29전당대회에서 승리한데다 친문인 박광온·최인호 의원을 각각 사무총장과 수석대변인에 지명하며 자연스레 친문을 흡수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으나 현재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친문 코드에 맞춘 정책을 펴고 있으나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게 부담이다. 경쟁하는 이재명 지사는 지난 대선 경선과정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와 대립각을 세운 바 있어 친문 흡수가 쉽지 않다. 다만 급진적인 진보 성향의 친문 일부는 이 지사에 어느 정도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민주당내에서 보고 있다.

다가올 민주당내 선거에서 친문이 특정 후보에 몰릴 가능성은 미지수다. 대선 경선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데다 당대표 선거는 출마가 유력한 홍영표 의원과 ‘친문좌장’ 전해철 의원 등이 등판할 경우 판이 달라진다. 3선의 여권 중진 의원은 “친문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당내 선거전이 어려울 정도로 영향력이 강해 거스르기 힘들다”며 “친문 구애전이 이어지고 있으나 김경수 지사의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지지후보를 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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