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지난 13일 방영된 드라마 장미맨션에서는 길고양이가 한 남성에게 붙잡혀 잔혹하게 살해되는 장면이 담겼다. 해당 장면에서 남성은 비에 젖은 고양이의 목덜미를 움켜쥔 채 칼로 수차례 찌르고 살해한다. 고양이는 칼을 발로 막기도 하고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려 발버둥을 치지만 연이어 남성이 고양이를 살해하는 행위와 소리가 생생히 묘사된다.
|
논란이 되자 장미맨션 제작진은 “촬영 전 대본과 콘티 확인 후 문제가 될 수 있는 장면을 동물 없이 촬영 가능하도록 조정했고, 일부 장면은 CG 등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인도주의적 방식으로 훈련된 고양이를 동물 촬영 업체를 통해 섭외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동물 전문가 입회 하에 진행했고, 촬영시간을 최소화 하기 위해 연출 및 앵글구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 해명에 오히려 비판 여론은 더욱 들끓고 있다. 일반적인 인도적 훈련은 고통을 인내하도록 하는 것이 아닐 뿐 아니라 고양이에게는 이런 상황 자체가 가학행위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동물권단체 카라는 “고양이는 드라마 연출을 이해하여 고통스러운 상황을 참아가며 감정연기를 할 수 없다”며 “고양이 몸에 물을 적신 것부터가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낯선 배우가 목덜미를 움켜쥐고 흔드는 행위 역시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고 꼬집었다.
해당 장면을 시청했다는 진모(28세)씨는 “위험한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느끼는 공포가 훈련이 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고양이가 괴로워하는 모습이 계속 떠오른다. 모방범죄도 일어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초 KBS 사극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현장에서도 말 학대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촬영장 동물 보호 가이드라인을 올 상반기 내에 마련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