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국적 컨테이너 선사' 한진해운 40년 역사 마감

1977년 설립, 1986년 위기 딛고 세계 7위 부상
2006년 조수호 회장 사후 방향성 잃었다는 평가
조양호 회장 구원 등판도 역부족..끝내 파산선고
  • 등록 2017-02-17 오전 10:41:43

    수정 2017-02-17 오전 10:41:43

운항 중인 한진해운 소속 한진런던호. 한진해운 제공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40년 만에 한진해운 간판이 내려간다. 전 세계를 누비던 대한민국 해운 강자가 사라진다.

한진해운(117930)은 1977년 국내 최초 컨테이너선 전용 선사로 설립됐다. 당시 베트남 전쟁 이후 국내의 해상 운송 수요가 급증한 덕에 한진해운은 승승장구 성장했다.

1967년 세웠던 대한해운의 실패를 이미 경험한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는 ‘수송보국’의 꿈을 펼치겠다는 의지로 한진해운을 집중 육성했다. 1978년 중동항로, 1979년 북미 서안 항로를 잇달아 개척했다.

1986년 적자 누적으로 1차 경영위기가 왔지만, 이를 이겨내고 1988년에는 국내 1호 선사였던 대한상선을 합병하며 한진해운에 힘을 보탰다.

한진그룹은 육지(한진)와 바다(한진해운), 하늘(대한항공)로 이어지는 육·해·공 물류망을 완성하며 물류 업계에 한진이라는 브랜드를 각인시켰다.

1992년 세계 경기 호황으로 국적 선사 중 가장 먼저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1995년에는 거양해운을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 국내 1위, 세계 7위 해운사 자리에 한진해운의 이름을 올린 시기가 1997년이다.

이어 2003년부터 창업주의 3남 조수호 회장이 한진해운을 맡아 독자경영에 나섰지만 2006년 갑작스러운 그의 죽음으로 아내인 최은영 부회장이 경영을 맡게 된다. 2007년 회장 승진 뒤 최 회장은 향후 다가올 호황에 대비한다며 용선료를 시세보다 최대 5배까지 비싸게 주고 선박을 끌어 모았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글로벌 경기 침체와 업계 내 출혈 경쟁의 격화로 시황은 악화했고, 결국 2013년 ‘시아주버니’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도움을 요청해 대한항공으로부터 긴급 자금 지원을 받고 경영권을 조양호 회장에 넘겼다.

조양호 회장은 2016년 4월 채권단에 자율협약 신청서를 제출하고, 5월에는 일본 선사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해운동맹체 ‘디 얼라이언스’ 설립을 추진했다. 재편되는 해운 업계 동맹체제 속에서 활로를 모색하려는 시도였다. 하지만 같은 해 8월 30일, 채권단은 신규 지원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다음 날인 9월 1일 법원은 한진해운에 대한 법정관리를 개시했고 12월 회계법인의 기업가치 평가 결과는 ‘청산가치가 더 높다’는 결론으로 마무리됐다. 한진해운의 운명이 사실상 끝나는 순간이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돌입 이후 제1 국적선사가 된 현대상선(011200)은 한진해운의 핵심 자산인 미국 LA롱비치터미널(지분 20%)과 스페인 알헤시라스터미널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 16일에는 한진해운의 일본 도쿄터미널, 타이완 카오슝터미널을 관리하는 한진퍼시픽을 인수했다. SM상선은 한진해운의 미주~아시아 노선과 해당 인력 등을 인수했다.

한진해운의 주요 우량자산과 인력은 현대상선과 SM상선 등 다른 국적 선사가 인수했지만, 부산신항 한진터미널과 상당수 인력은 아직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법원은 17일 껍데기만 남은 한진해운에 대해 최종적으로 파산 선고를 내렸다. 법원은 김진한 변호사를 파산 관재인으로 선임해 조만간 본격적인 파산 절차를 밟는다. 파산채권의 신고 기간은 오는 5월 1일까지다. 제1회 채권자 집회와 채권조사는 오는 6월 1일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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