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다보스포럼 전망…경제학자 68% "경기침체 불가피”

연차총회 맞아 각국 50명 경제학자 심층인터뷰
'매우 가능성 높다' 18%…4개월전보다 두배↑
미국·유럽 저성장 불가피…중국 전망은 엇갈려
수요감소·자금조달 어려움…기업 구조조정 예상
  • 등록 2023-01-17 오후 1:23:28

    수정 2023-01-17 오후 7:38:00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전 세계의 저명한 정·재·학계 인사가 모여 당면한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올해 글로벌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는 암울한 경제 전망을 내놨다.

(사진=AFP)
다보스포럼은 16일(현지시간) 제53회 연차총회를 열면서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경제학자들의 68%가 올해 글로벌 경기가 침체 국면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매우 가능성이 크다’고 응답한 경제학자 비율은 18%로, 지난해 9월 실시한 조사 결과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포럼은 각국을 대표하는 전 세계 50명의 경제학자를 심층 인터뷰한 결과를 담아 보고서를 발간했다.

경제학자 50명 모두는 국내총생산(GDP)와 관련해 유럽의 저성장을 전망했고, 미국에 대해서는 91%가 저성장이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지난해 9월 조사 때는 올해 유럽의 저성장을 예상한 비율이 86%, 미국의 저성장을 점친 비율은 64%였다. 미국과 유럽 경제 상황에 대한 경제 전문가들의 전망이 4개월 만에 더욱 악화한 셈이다.

반면에 올해 중국의 경기 전망에 대한 경제학자의 의견은 엇갈렸다. 저성장을 전망한 응답이 48%, 양호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답변이 52%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이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나선 중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는 의견과 준비없는 리오프닝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회복이 더딜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팽팽히 맞섰다.

경제학자 대다수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인플레이션이 지속할 것으로 봤다. 중국(5%)이나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16%)의 고물가를 예견하는 전문가들은 적었지만 유럽(57%)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의 전문가들이 고인플레이션이 지속할 것으로 봤다. 미국(24%)과 인도를 포함한 남아시아(33%)에서 올해도 고물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학자들은 올해 세계 대부분 국가가 작년과 동일한 긴축 통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유럽과 미국의 추가 긴축을 전망한 응답은 각각 59%와 55%를 기록했다.

고금리 현상이 지속함에 따라 기업들은 수요 감소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등 기업 경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의 90%는 수요 약세와 높은 자금차입 비용으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 나서기보다는 운영비 감축이나 구조조정, 공급망 최적화 등을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아디아 자히디 다보스포럼 전무이사는 보고서에서 “고물가와 저성장, 많은 금융 비용 등은 성장으로 돌아가기 위한 기업들의 투자 인센티브를 감소시킬 것”이라며 “각국의 리더들이 에너지 전환·기술 혁신 등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잠재력 높은 시장에 투자하면서 위기 이후의 상황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영컨설팅업체 키어니의 에릭 R 피터슨 글로벌 비즈니스정책 전무이사는 “올해에는 단기적인 변화를 계속 경계할 수밖에 없다”면서 “2023년 이후 정부와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나설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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