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공급 끊길라”…유럽, 1월 천연가스 수입 4배 급증

1월 LNG 수입 1100만톤…작년 1월대비 4배
미국산 수입량 대폭 늘려…1월 전체 수입량의 절반
"4~5월까지 재고 확보해 러 에너지 무기화 차단 의도"
미국의 '노르트스트림2' 대러 압박 카드 활용에도 기여
  • 등록 2022-02-09 오전 11:47:53

    수정 2022-02-09 오후 9:18:15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유럽이 올해 1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4배 가량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은 가스 소비량의 약 3분의 1을 러시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 간 갈등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미리 재고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진=AFP)
9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유럽의 LNG 수입량은 1100만톤(t)으로 전년 동월대비 4배로 확대됐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의 군사 긴장감 고조와 관련해 에너지를 무기화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앞서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인 가스프롬은 지난 해 12월 말 벨라루스,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연결되는 ‘야말-유럽 가스관’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겨울철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천정부지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부담을 가중시킨 것이다.

러시아에 휘둘려선 안된다고 판단한 유럽은 미국을 비롯한 러시아 이외 지역에서 천연가스 수입을 대폭 확대했다. 특히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LNG 물량이 최근 3개월 동안 전년 동월대비 3배 급증, 올해 1월 전체 수입량에서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 과정에서 유럽 구매자들이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구매자들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아시아로 향하던 LNG 수송선들이 유럽으로 뱃머리를 돌리기도 했다.

반면 러시아로부터의 공급은 현저히 줄었다. 가스프롬의 유럽연합(EU)용 수출 물량은 1월 600만톤 아래로 떨여지며 전년 동월대비 40% 급감했다.

유럽이 1월 LNG 수입 물량을 대폭 늘린 것은 오는 4~5월까지 쓸 수 있는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이번 겨울철만 잘 넘기면 날씨가 따뜻해져 가스 소비가 크게 줄어든다. 통상 유럽의 가스 소비량은 5월께 1월대비 절반 수준에 그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군사 긴장 고조 국면에서 러시아가 최소 수개월 동안은 에너지를 무기화할 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지난 6일 기준 유럽의 천연가스 재고는 전체 저장 능력의 36% 수준으로,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 러시아에서 가스 공급이 완전히 중단되더라도 4월 중순 재고가 5% 가량 남을 것으로 추산된다.

IHS마킷은 “1월 말 기준 유럽의 LNG 재활용 여력, 미사용 발전능력, 재고 활용 등을 감안하면 러시아로부터의 공급이 완전히 끊겨도 몇 개월은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유럽의 천연가스 재고 확보 노력은 우크라이나 갈등과 관련, 미국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새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을 대러시아 압박용 카드로 활용하는 데에도 기여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러시아에서 독일로 연결되는 가스관이 차단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노르트스트림2는 지난 해 9월 완공됐지만 독일이 가동 승인을 불허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난 해 말 가스프롬이 유럽행 가스 공급을 제한했을 때에도 노르트스트림2 가동 승인을 끌어내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닛케이는 러시아가 수출액의 약 50%를 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수출 정체가 길어지면 경제에도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유럽이 다음 겨울에도 미국으로부터 충분한 가스를 수입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다.

일본 에너지경제사회연구소의 마츠오 고우 연구원은 “미국의 가스 수출량은 지난 해 11월 기준 천연가스 액화 능력의 약 90%에 달한다”며 “중국과의 계약도 있기 때문에 내년 겨울에도 유럽용 수출 물량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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