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올해 최악의 살인기업, 이천 화재참사 한익스프레스”

'2021년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 개최
작년 882명 산재사망..2019년보다 27명↑
특별상에 쿠팡…"작년 4명 과로사로 숨져"
  • 등록 2021-04-28 오후 1:16:52

    수정 2021-04-28 오후 3:12:59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노동계가 꼽은 ‘2021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한익스프레스가 선정됐다. 한익스프레스는 지난해 노동자 38명이 화재 참사로 사망한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의 발주처다. 코로나19로 인한 재난상황에서 필수노동이라고 불리는 물류 서비스업인 쿠팡은 ‘최악의 살인기업 특별상’을 받았다.

28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2021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에서 한익스프레스 산재사망 노동자들의 영정사진 앞에 안전모, 안전화, 국화 한송이가 놓여 있다.(사진=이상원 기자)
노동건강연대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으로 구성된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은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인 28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1년 최악의 살인기업은 작년 4월 29일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로 하루 만에 38명의 하청노동자가 사망한 한익스프레스”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고용노동부 중대재해 보고 통계를 바탕으로 하청업체의 산재를 합산한 결과다.

캠페인단은 “한익스프레스가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된 것은 불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이용해 발주처로써 노동자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책임을 방기했기 때문”이라며 “12년 전인 2008년 40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한 코리아2000 냉동창고 화재사고의 반복이었다”고 지적했다.

캠페인단은 “시공 원청사인 건우도 또 다른 최악의 살인기업”이라고 덧붙였다. 캠페인단에 따르면 한익스프레스의 발주를 받아 이천 물류창고를 시공한 원청사 건우의 또 다른 현장에서는 같은 달 하청 노동자 1명이 사망했다. 당시 건우는 9개 업체에 재하청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참사 1주기를 앞둔 한익스프레스 산재 참사 유가족들은 “우리는 아직도 2020년 4월 29일에 갇혀 있다”며 “참사의 원인이 있는 그대로 밝혀지고 책임자가 처벌 받을 수 있도록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2위는 하청노동자 3명이 포함돼 5명이 숨진 포스코(005490)였다. 5명 전원이 하청노동자인 오뚜기물류서비스도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공동 4위인 GS건설(006360), 현대건설(000720), 창성건설에서 4명의 하청노동자가 숨졌으며, 현대중공업도 하청노동자 2명이 포함돼 4명이 숨졌다. 공동 8위인 SK(034730)건설, 금호산업(002990), 두산(000150)건설, 대우건설(047040), 오렌지엔지니어링, 현대엘리베이(017800)터에서 3명의 하청노동자가 숨졌다. 2021 최악의 살인기업 총 13개 기업 중에서 10곳이 건설업이 차지했다.

산재사망대책마련공동캠페인단 관계자들이 28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2021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이상원 기자)
‘2021년 최악의 살인기업 특별상’은 쿠팡이 받았다. 단체는 “작년에만 쿠팡에서 4명의 노동자가 과로사로 숨졌으며 239건의 산재신청이 있었고, 119구급차가 77번 출동해야 할 만큼 노동자들은 다치고 병들고 죽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노동자의 죽음에 대해 반성은커녕 노동자를 탓하는 행태로 일관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캠페인단은 2006년부터 최악의 살인기업을 선정했다. ‘산재사망은 기업의 조직적, 구조적인 살인이다’라는 사회운동을 통해 지난 1월 8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됐으며,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다만 노동계나 시민단체는 50인 미만 사업장을 3년간 적용 유예한 것이나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적용을 면제한 것은 잘못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캠페인단은 “노동부가 발표한 2020년 산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882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했는데 2019년보다 무려 27명 늘었다”며 “사망한 노동자 80%는 50인 미만 작은 사업장 소속 노동자들”이라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꼼짝 마
  • 우승의 짜릿함
  • 돌발 상황
  • 2억 괴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