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색조 유튜버]유튜브로 월급 10배 벌어도 회사 다니는 이유

당일치기로 해외 유튜버 인터뷰 하기 챌린지
33만 구독자 JM 도쿄 인터뷰 성공
3년 동안 1일 1영상 매일 올려.."깨기 싫은 습관"
퇴근후 집중 제작..3시간만에 한편 완성 가능
  • 등록 2019-07-11 오전 11:33:40

    수정 2019-07-12 오전 7:58:49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유튜브 채널 JM은 기존 성공 방식에선 조금 벗어난다. 채널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고 편집에 힘을 주지도 않는다. 하지만 구독자 수가 33만명에 달하며, 유튜버들 사이에서도 평판이 좋기로 유명하다. 지금은 유명한 유튜버들도 그를 보고 시작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JM 채널명은 그의 이름 유제민의 이니셜이다. 사실 그의 가장 특이점은 유튜브 수입이 월급의 10배를 넘지만 여전히 ‘직장인’이라는 것이다. 그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정규직 회사원으로 일하고 퇴근 후에만 유튜브를 한다. 그런데도 매일 하나씩 영상을 3년째 올리고 있다.

얼핏 듣기에 ‘어떻게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하지만 그에겐 운동처럼 깨기 싫은 습관이다. 33만명 구독자에도 1일 1컨텐츠를 실천하는 그의 비결이 궁금했다. 하지만 2년전부터 그는 직장 때문에 일본 도쿄에 살고 있다. 그를 만나려면 일본으로 가야한다. 그와의 인터뷰를 위해 당일치기로 일본 도쿄에 다녀오기로 결심했다.

디지털 노마드족 꿈꾸며 유튜브 시작

지난달 22일 토요일. 새벽 비행기를 타고 일본 도쿄로 향했다. 직장인이 그가 확실히 쉬는 날은 토요일이다. 가끔은 일요일도 주말 근무를 한다. 오전 11시 하네다 공항에 도착후 인터뷰 약속 장소인 도쿄의 중심가 긴자 거리의 긴자식스로 가는 공항철도를 탔다. 후텁지근한 날씨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당일치기 해외 인터뷰 도전은 처음이라 잔뜩 긴장한 마음으로 그를 만났다.

영상 속 까불이 모습과 다른 ‘정상적인’ 모습으로 그가 나타났다. 유튜브 영상에서 맘껏 끼를 부르는 유튜버들도 일상생활에선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일반인이다. 실제로 그는 도쿄에서 일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어릴 적 테니스 선수였던 그는 심판으로 전향해 국제 테니스 심판으로 활동하지만 정기적이진 않다.

처음 그가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는 뭘까. 국제 심판으로 해외 출장이 잦았던 그는 ‘유튜브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광고 영상을 봤다. 해외 어디에 있든 수입이 들어오는 디지털 노마드족을 꿈꿨던 그는 유튜브가 탈출구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그가 유튜브를 시작한 시기도 남들보다 이른 4년전이다.

처음엔 자신이 좋아하는 IT 기기 리뷰로 시작했다. 하지만 굳이 소재에 제한을 두진 않는다. 그는 “원칙대로라면 채널의 정체성이 분명한 것이 유리하다”며 “하고 싶은 컨텐츠를 다 했기 때문에 채널의 성장 속도가 같이 시작한 유튜버들에 비해 느렸다”고 털어봤다. 다른 유튜버들에게 조언을 할 땐 채널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라고 말한다.

유튜브와 직장 병행 가능…정서적 안정감 장점

가장 놀라운 점은 그가 여전히 회사를 다닌다는 점이다. 대부분은 유튜버가 되겠다고 회사를 먼저 그만둔다. 구독자가 5만명만 넘어도 웬만한 직장인 월급은 된다. 하지만 그는 유튜버 수입이 월급의 10배는 넘는데도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표면적 이유는 유튜브가 터지기 전에 회사 계약을해서다. 그는 “갑자기 유튜브가 잘 된다고 회사과의 약속을 깰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정서적 안정감이다. 겉으로 화려해 보이는 스타 유튜버들의 속내는 늘 불안에 떤다. 지금의 인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몰라서다. 그 역시도 “밀물과 썰물처럼 인기는 부침이 있다”며 “물들어 올때 노젓는 심정으로 몸은 좀 힘들지만 열심히 젓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린다. 하루 종일 유튜브 생각만 하다보면 정신이 쉴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출근해서는 회사 일에만 몰두한다. 일종의 정신적 휴식이다. 그는 “퇴근 후 집에 와서만 유튜브 생각을 한다”며 “전업 유튜버들에 비해 스트레스를 덜 받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끼와 재능은 기본 성실성으로 승부…유튜브 성공 비결

JM 채널은 편집에 힘을 주지 않는다. 대부분 구독자 수가 일정 수준 이상 되면 영상의 숫자를 줄이고 질에 집중한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질보다는 양이다. 혼자 편집을 하고 자막을 달지 않으며 영상미를 추구하지 않는다. 그는 “솔직히 저퀄러티라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인정한다”며 “이를 바꿀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직장인인 그에겐 시간이 없다. 퇴근 후 한편의 영상을 제작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최대 5~6시간 정도다. 기획, 촬영, 편집까지 다해서 걸리는 시간이 약 3시간 정도다. 짧으면 1시반에도 끝낸다고 한다. 그에게 고퀄러티 영상을 기대하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다.

대신 그는 기획과 아이디어로 승부한다. 그에겐 일상 속 모든 소재가 ‘유튜브각’이다. 최근엔 일본인 아내와의 신혼 생활이 유튜브 소재가 되고 있다. 가끔은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하며 시청자들의 채널 분석도 한다.

그에게 보람은 영상을 보며 힐링을 얻는 사람들을 볼 때다. 그는 “자신의 영상을 보는 순간이 유일한 힐링 타임이라는 댓글을 보면 뿌듯하다”며 “지금의 인기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JM과의 2시간 가까운 인터뷰를 마친 후 귀국행 저녁 비행기를 탔다. 당일치기 인터뷰치곤 꽤 큰 성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33만명 구독자 JM을 만든 건 끼와 재능도 아닌 성실성이란 깨달음이 왔다. 노력을 이길 재능은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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