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인사동서 무슨일이...무더기 출토 금속유물 5개월만에 공개

국립고궁박물관 '인사동 출토 유물 공개전'
발굴 유물 1755점 전부 전시
'갑인자' 금속활자·일성정시의 등 처음 선봬
  • 등록 2021-11-02 오후 2:01:16

    수정 2021-11-02 오후 2:38:26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올해 6월 서울 도심 한가운데인 종로구 인사동 땅에서 역사 학계를 놀래킬만한 유물이 대거 발견됐다. 지금껏 한번도 실체가 확인된 적 없는 조선 시대 초기 금속 활자인 ‘갑인자’(1434년, 세종 16)를 비롯해 금속활자 1600여점과 당시 과학기술을 알려주는 ‘일성정시의’, ‘소일영’ 등 희귀 금속 유물들이 한 무더기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유물이 발견된 지역도 호기심을 유발했다. 동이 귀했던 조선시대에 금속은 쉽게 접할 수 없는 귀한 유물이었는데, 유물이 발견된 지역은 일반인이 살았던 지역이기 때문이다. 궁궐이 관련되지 않고서는 이같이 많은 금속 유물이 한군데 모일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발견된 총통 등의 유물이 의도적으로 절단됐다고 보고 이들 금속을 녹여 다른 것을 제작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당시 과연 무슨일이 있었던 것인지 학계는 물론 대중의 관심까지 집중됐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발굴된 조선시대 시계 ‘일성정시의’ 모습(사진=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오는 3일부터 ‘인사동 출토유물 공개전’을 개최한다. 인사동에서 유물이 출토된지 5개월만이다. 전시를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상백 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만큼 빠른시일내에 대중에게 유물을 공개하고자 했다”라며 전시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발굴 유물 1755점 뿐 아니라 작은 파편까지도 전시돼 있어 발굴 현장의 생생함을 한층 더 느낄 수 있게 구성됐다.

전시에 들어서면 가장 눈길을 끈 유물은 단연 처음으로 실체가 확인된 ‘갑인자’ 금속 활자다. 이번에 발견된 금속 활자 유물 중 주조시기를 알 수 있는 갑인자는 총 48점이다. 큰 글자는 가로 1.6cm, 세로 1.5cm고 작은 글자는 가로 0.8cm, 세로 1.5cm 크기다. 손톱만한 크기의 금속 활자가 발견된 것이 뭐가 그렇게 중요한지 궁금증이 생길수도 있다. 이 학예연구사는 “조선시대 세 번째 주조된 금속활자인 갑인자는 조판 과정에 과학자들이 상당히 참여해 굉장히 정교하게 만들어졌다”라며 “이전 금속활자로는 하루 10장을 인쇄하기도 힘들었다면, 갑인자로는 40장까지 찍을 수 있을 정도로 당시 인쇄술의 혁신적 발전에 기여했던 유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껏 갑인자는 실물 없이 인쇄된 상태로만 남아있었다. 이번 유물이 발견되면서 활자의 앞모습뿐만 아니라 뒷모습 등까지 확인할 수 있으면서 서지학계 등에서는 관련 서적들도 전면적으로 다시 연구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또 세조 11년에 만들어진 을유자(1465년)가 발견되면서 추가 연구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을유자는 주조 당시 상태가 고르지 않아서 20여년만 사용 후 폐기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에 을유자 214자가 확인되면서 이부분에 대해서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서지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출토된 갑인자 활자 모습(사진=문화재청)
전시에서는 이들 활자를 관람객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 유물이 무더기로 출토된 상태를 그대로 재연해 두기도 하고 또 전시장 곳곳에 확대경과 사진을 담은 휴대용 컴퓨터를 비치해 금속활자를 자세히 볼 수 있도록 마련하기도 했다. 또 주조를 담당했던 ‘주자소 현판’과 조선 시대 활자 주조 연혁이 적힌 ‘주자사실 현판’도 전시장 한켠에 마련했다.

전시 2부에서는 조선 전기 과학기술을 알려주는 유물을 소개했다. 특히 ‘일성정시의’는 1437년 국왕의 명으로 처음 제작된 주야겸용 시계로 중국에서 전래된 혼천의와 간의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크기를 소형화한 시계다. 낮에는 해 그림자로, 밤에는 별을 관측해 시간을 측정하던 기구인데 그동안 기록으로만 확인되다가 처음으로 실물이 출토됐다. 이밖에도 이번 전시에는 박물관 소장품인 해시계 ‘소일영’, 자동 물시계 부속품인 ‘일전’등도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12월 3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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