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수조원 투입’ 脫 정유 가속화…수익 다각화 전략

에쓰오일, 9조2580억원 ‘샤힌 프로젝트’ 투자 의결
GS칼텍스는 MFC, 현대오일뱅크는 HPC 각각 완공
수익 구조 다각화에 석화 업황 ‘장기적 안정’ 전망
SK이노베이션, ‘친환경 전환’ 울산CLX 5조원 투자
  • 등록 2022-11-22 오후 2:22:36

    수정 2022-11-22 오후 2:22:36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정유업체들이 정유 부문에 치우친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고자 석유화학 부문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각 사의 투자 규모만 수조원에 이른다. 국제 유가 흐름에 따라 변동성이 큰 정유사 특유의 수익 구조를 탈피하고 장기적으로는 탈(脫) 석유로 대표되는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비한다는 게 이들의 전략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2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S-OIL(010950))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석유화학 사업 확장을 위한 9조2580억원 규모의 ‘샤힌(Shaheen) 프로젝트’ 투자 안건을 최종 의결했다. 샤힌은 ‘매’를 뜻하는 아랍어다. 에쓰오일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울산에 세계 최대 규모 스팀 크래커 등 석유화학 설비를 구축, ‘그린 이니셔티브’의 한 축인 석유화학 사업 확장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오는 2026년 완공될 스팀 크래커와 TC2C(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 공정을 통해 연간 최대 320만톤(t) 규모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현재 생산물량 기준 12%인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사업 비중은 2030년 2배 이상인 25% 수준으로 확대된다. 반면, 같은 기간 정유 사업 비중은 82%에서 69%로 줄어든다.

앞서 GS칼텍스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2조7000억원을 투자해 전남 여수2공장에 올레핀 생산시설(MFC)을 완공했다. 이 역시 비(非) 정유 부문의 비중을 늘리는 사업 구조 전환에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결정으로, GS칼텍스는 MFC를 통해 연간 에틸렌 75만t, 폴리에틸렌 50만t, 프로필렌 41만t, 혼합C4유분 24만t. 열분해가솔린 41만t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지난 11일 열린 준공식에서 “MFC 시설 준공은 비 정유 사업 비중이 확대되는 사업 다각화와 성장성을 동시에 이루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변동성 높은 시장에서 다양한 제품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고, 앞으로 다양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추진해 최고 수준의 석유화학 경쟁력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지난달 국내 최초 정유사-석유화학사(롯데케미칼)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을 앞세워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 설비인 HPC를 준공, 석유화학 분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한층 더 다각화했다. 그동안 현대오일뱅크는 계열사인 현대케미칼과 현대코스모를 통해 방향족 제품만 생산했지만, 이번 HPC 가동을 통해 올레핀 분야까지 진출하게 된 셈이다.

현대케미칼이 3조원 이상을 투자한 HPC는 연간 에틸렌 85만t, 프로필렌 50만t을 생산한다. 현대오일뱅크는 HPC 준공으로 연간 115만t, 약 3조8000억원 규모의 석유화학제품 수출증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앞으로 기초 소재, 에너지 소재, 배터리 소재, 바이오 소재 등 친환경 화학소재를 중심으로 석유화학 다운스트림 사업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표=GS칼텍스)
이처럼 국내 정유사들이 석유화학 사업 확장에 연이어 나선 건 수익 구조를 다각화할 수 있는 데다 정유-화학 사업의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가 우수한 원료 경쟁력과 설비·운영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서 효과적이라고 봤고, 현대오일뱅크는 HPC의 가장 큰 장점을 정유-화학 수직계열화를 통한 원가경쟁력이라 꼽았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가 장기적으로 늘 것으로 관측되는 데다 관련 업황도 2020년대 중반부터 반등해 안정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점도 투자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에틸렌 수요는 올해 190만t에서 2040년 286만t까지 늘어나고, 같은 기간 프로필렌 수요 역시 126만t에서 194만t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 4대 정유업체 중 하나인 SK이노베이션(096770)은 지난달 울산콤플렉스(울산CLX)에 2027년까지 약 5조원을 투자, 미래 에너지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론 순환 경제 구축에 1조7000억원, 설비 전환과 증설을 통한 친환경 제품 확대에 3조원을 투자한다. 석유제품 생산 공정의 화학제품 생산 공정으로의 전환도 이에 속한다.

이 밖에도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을 중심으로 배터리 소재와 폐배터리 재활용 등 배터리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독자 개발한 리튬 회수 기술을 활용해 리튬과 니켈, 코발트, 망간 등 금속을 회수하는 BMR(Battery Metal Recycle)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오는 2025년 미국·유럽 등 주요 전기차 시장에서 이를 적용한 상업 공장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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