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귀영화 상징' 모란꽃, 조선왕실 유물에 가득 피어있네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 '안녕, 모란'
모란꽃 수놓인 복온공주 혼례복 최초 공개
"모란꽃 무늬로 왕실 풍요·영화 기원해"
  • 등록 2021-07-06 오후 1:29:49

    수정 2021-07-06 오후 1:29:49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조선 순조의 둘째 딸 복온공주(1818~1832)가 혼례때 입은 혼례복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꽃과 국화, 모란, 매화 등이 촘촘히 수놓아진 빨간 혼례복은 혼인을 하는 공주의 풍요를 기원했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안타깝게도 공주는 혼인 2년만에 요절했다. 복온공주의 부마였던 안동 김씨 김병주가 집안 대대로 물려준 공주의 혼례복은 현존하는 조선 궁궐 활옷 중 제작 시기와 착용자를 명확히 아는 유일한 옷이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6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안녕, 모란’ 특별전 기자간담회에서 관계자가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은 오는 7일부터 10월까지 열리는 특별전 ‘안녕, 모란’에서 모란꽃을 매개로 조선 왕실 문화를 살펴본다. 모란은 과거부터 선조들이 정원에서 가꾸고 감상하며 회화의 소재로 여겼던 꽃이다. 또 부귀영화를 상징해 각종 생활용품의 무늬는 물론, 왕실의 큰 행사인 혼례와 상례 등에서 사용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왕실의 모란도 병풍을 비롯해 궁궐의 그릇, 가구, 의복 등 각종 생활용품과 의례용품에 즐겨 장식되던 모란꽃을 담은 유물 120점이 공개된다. 전시 개최 하루 전인 6일 박물관은 기자 간담회를 열고 “왕실의 다양의 다양한 유물에서 등장하는 모란꽃을 이번 전시를 통해 집중 조명하고자 했다”고 전시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왕실에서 무늬는 장식적 기능과 함께 특정한 상징을 담는 기호였다. 조선 왕실은 부귀영화의 상징인 모란을 각종 생활용품에 무늬로 사용하면서, 풍요와 영화가 가득하기를 기원했다. 전시장에 놓인 나전 가구, 화각함, 청화백자, 자수 물품에 모란꽃은 십장생 등 다양한 길상무늬와 함께 수놓아져 있다.특히 혼례에 사용된 모란은 풍요를 기원하는 왕실의 기원이 가장 단적으로 드러난다. 이번 전시에는 복온공주 혼례복외에도 창덕궁에서 전해 내려오는 활옷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활옷은 보존처리 중 옷 속에서 종이심이 발견되기도 했는데, 1880년 과거시험 답안지를 재활용한 종이라는 사실이 확인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특이하게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은 왕실의 흉례와 조상을 모시는 의례에도 사용됐다. 왕조실록 및 의궤 등 기록에 따르면 왕실에서는 흉례의 전 과정에 모란도 병풍을 사용했다. 김재은 학예연구사는 “국왕과 왕비가 누렸던 권위를 내세에서도 누리기를 기원했던 마음을 담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시 3부의 벽면은 흉례에 사용된 모란도 병풍으로 둘러쌓여 있다. 수직으로 높게 뻣어오른 모란도 병풍에서 엄숙함과 장중함이 강조됐던 흉례 공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전시장 한켠에는 왕의 어진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선원전을 연상시키는 공간을 조성해 모란도 병풍과 향로, 교의, 의궤를 함께 전시해 왕실의 조상을 모시는 의례와 모란의 관계를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모란이 피는 봄은 지났지만, 모란꽃을 물씬 느낄 수 있도록 전시장 내부에 영상과 조경물로 모란 정원을 연출하기도 했다. 모란 정원에는 은은한 모란꽃 향기가 가득 퍼지는데 이는 지난 4월 창덕궁 낙선재 계단식 화단에 핀 모란에서 직접 포집해 제작한 향이다.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빗소리와 새소리도 들려 18~19세기 왕실의 화원에 와있는 것만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현모 문화재청장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아름다운 모란꽃을 감상하며 휴식과 마음의 평화를 찾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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