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낙연 ‘조세희 추모’…“난쏘공 꿈꾼 세상 숙제로 남아”

'난쏘공' 작가 25일 별세 애도 물결
文 “여전히 우리 모두의 숙제로 남아 있어”
이낙연 “세상 참담, 저희 세대의 못남” 자책도
김동연 경기지사,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정계인사 SNS 글 올려 회고하며 추모
  • 등록 2022-12-26 오후 3:21:13

    수정 2022-12-26 오후 7:29:17

문재인 전 대통령 장녀 문다혜씨가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한 사진에서 문 전 대통령이 독서 도중 반려묘를 쓰다듬고 있다(사진=문다혜씨 트위터 캡처 이미지).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우리 세대는 ‘난쏘공’(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읽으며 우리 사회의 불평등하고 비인간적인 모순을 직시할 수 있었다”

26일 문재인 전 대통령은 25일 밤 세상을 떠난 조세희 작가에 대해 이같이 추모했다. 문 전 대통령은 “조세희 선생님이 꿈꾼 세상은 여전히 우리 모두의 숙제로 남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난쏘공’의 저자 조세희 작가가 25일 저녁 7시쯤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에 각계각층의 애도가 잇따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동연 경기지사,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정계 인사들은 44년 전 ‘난쏘공’이 쏘아 올렸던 빈부격차와 사회적 모순이라는 화두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며 “저희 세대의 못남”을 자책하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난쏘공’은 산업화와 개발 시대 저임금 노동자, 도시 빈민, 철거민들의 비참한 현실과 불평등을 치열한 문제의식으로 다루면서도, 환상적이라고 할 만큼 간결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읽는 사람들에게 가슴을 찌르는 공감과 감동을 준 우리 시대 최고의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조세희 선생님이 꿈꾼 세상은 여전히 우리 모두의 숙제로 남아있다”면서 “‘분노할 힘마저 부족한 시대를 살고 있다’, ‘냉소주의는 우리의 적이 제일 좋아하는 것’이라고 하셨던 선생님의 말씀을 떠올린다. ‘이 시대에 소설 쓰기가 너무 힘들고 버거워서 쓸 수가 없다’며 고통스러워하시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회고했다.

고(故) 조세희 소설가의 빈소가 26일 서울 강동구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장례식에 마련돼 있다. 1970년대 도시 빈민의 처참한 현실을 정면으로 고발한 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난쏘공)을 쓴 조세희 작가는 지난 25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0세(사진=뉴스1).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자신의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렸다. 그는 “저희가 꾸리는 지금 세상을 생각하니, 부끄럽고 참담하기 짝이 없다”며 “저희 세대의 못남”을 자책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1970년대 연작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도시빈민의 실상을 세상에 알리며, 사람들의 눈을 뜨게 해주셨다”며 “서울 어느 곳 무허가 주택에 사는 난쟁이 가족의 삶을 젊은 시절의 저도 아픔으로, 분노로 읽던 기억이 새롭다”고 기억했다.

이어 “단번에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하더라도, 우리는 그 방향으로 좀 더 빨리 가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은 방향을 잃고 있다”며 “노인과 빈곤층의 의료비 부담을 낮추자는 의료복지정책을 폐지하기로 했다. 금리인상으로 가계부채 부담이 급증해 눈사태 같은 상황이 다가오는데도 세금정책은 다른 쪽을 바라보고 있다. 경제와 안보의 복합위기가 몰려오지만, 과연 어떤 고민을 하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동연 경기도 지사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조세희 작가님이 꿈꾸셨던 세상을 꼭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 지사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작가님이 우리 사회에 던진 묵직한 화두였다”며 “44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도 많은 청년이 ‘난쏘공’에 공감하고 있다. ‘난쟁이’로 상징됐던 흙수저들에게도 정당한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 그들이 주인공으로 나서는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세희 작가(사진=뉴스1).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대학 1학년인 84년은 서슬퍼런 독재시절이었다”며 “우리 사회 부조리에 맞서야겠다는 용기를 준 책은 맑스(마르크스) 레닌도 아닌 ‘난쏘공’이었다”고 자신의 SNS에 적었다.

이 대표는 이어 “가난과 고된 노동으로 공장에서 일하다 죽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며 싸우던 시절, 고인의 글은 수많은 사람의 등대가 되어 주었다”면서도 “40년이 지났다. 난장이 가족들의 절대적 가난은 최대의 불평등으로 확장되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소설 속 주인공은 바뀌었을지 몰라도 비극적 소설같은 우리네 삶은 여전하다”면서 “아직도 살기 위해 굴뚝 위로 올라가야 하고, 노조를 탈퇴하지 않으면 일감을 주지 않겠다는 으름장 앞에 서야 하며, 사원증을 목에 걸기 위해 사생결단의 경쟁에 청춘을 바쳐야 한다. 우리 사회 부조리에 대한 분노로 쏘아올린 공이, 평등사회로 실현되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선생님은 곁에 없지만 그 기대를 채워나가겠다. 보다 평등하고 인간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도시빈민의 삶을 통해 경제 성장의 그늘에 대한 아픔을 그려 냈던 문제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난쏘공)의 저자 조세희 작가는 25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0세. 고인은 1942년 경기 가평에서 태어났으며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와 경희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고인의 대표작인 ‘난쏘공’은 난장이네 가족을 통해 산업화의 그늘에 신음하는 도시 하층민의 삶을 그려낸 수작이다. 지금까지 320쇄를 돌파한 이 소설집의 누적 발행 부수는 148만부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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