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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경제효과에 묻힌 대체공휴일의 가치

  • 등록 2021-06-15 오후 1:20:17

    수정 2021-06-15 오후 10:53:40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쉴 수 있는 권리는 우리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모든 국민의 기본권이다. 그래서 쉴 권리는 국민 누구에게나 보장돼야 하고, 그 행사에 차별이 없어야 한다. 특히 더 힘들게 일했다면 더 편하게 쉴 수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2년 연속으로 초대받을 만큼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고 한다. 하지만 이 땅의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보내는 시간은 아직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가운데 두 번째로 길다. 우리 노동자들이 보장받는 휴식권은 국력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인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달 중 서둘러 국회에 계류 중인 대체공휴일법안을 처리해 “사라진 빨간 날을 돌려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두 달 뒤 일요일인 광복절 다음날부터 대체공휴일로 지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경제효과 4조2000억원, 하루 소비지출 효과 2조1000억원, 고용창출효과 3만6000명 운운하며 대체공휴일 지정이 내수를 진작하고 고용을 유발하는 윈윈(win-win) 전략이라고 홍보했다.

지난 2017년 대선 후보 시절 대체공휴일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문재인 대통령부터가 대체공휴일 지정을 `노는 날을 늘려 국민들이 돈을 쓰도록 만드는` 내수진작책 정도로만 이해했던 것도 사실이다.

대체공휴일법안 처리를 저런 숫자들과 함께 나열하는 원내대표를 보면, 올해에도 정부의 셈법은 뻔하다. 결국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그로 인한 방역조치 장기화, 정부와의 입장 차이도 좁히지 못한 채 허송세월 중인 손실보상제 등으로 인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불만을 잠재우는 카드 정도인 것이다.

그래서 다음달부터 50인미만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되는 주52시간 근로제와 겹쳐 어려움을 호소하는 중소기업들의 부담 증가나 생산 차질보다 소비진작효과가 더 크다는 계산만 서면 일방통행이다. 국가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등에서 봤듯이 경제적 효과 분석이 얼마나 자의적일 수 있는 지 따위는 중요치 않다.

공무원이나 대기업 직원들은 편히 쉬어도 중소기업이나 계약직, 아르바이트생 등은 쉬지도 못한다는 휴일 양극화에 대한 불만도 안중에 없다. 대체공휴일이 낀 연휴에 얼마나 오랫동안, 먼 곳을 다녀왔는 지에 따라 학급 내에서 서열이 갈린다는 아들 녀석의 얘기가 예사롭지 않은 데도 말이다.

경제적 효과에 기댄 단기 처방식 대체공휴일 지정을 바꿀 때도 됐다. 청와대가 그렇게도 열심히 홍보했던 `G7 반열`에 오른 국가가 됐으니 더욱 그래야할 때가 됐다. 미국이나 유럽, 가까운 일본처럼 아예 특정 요일을 국경일이나 기념일로 정해 대체공휴일 자체가 필요없도록 하는 법 개정을 검토할 수 있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휴일 수도 조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휴일제도와 관련된 정책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 휴식권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경제 효과보다 기본권 보장으로 접근할 때라야 소외된 노동자들의 불만이 귀에 들어오는 법이다. 모두가 차별없이 `빨간 날`에 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긴 안목에서의 정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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