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시민의 발` 맞나…코로나 위기 외면하는 택시

택시업계 25일 전국 총파업 및 대규모 집회 예고
'코로나19' 확산 기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밥그릇' 챙기기 집회보단 위기 극복에 힘 모아야
  • 등록 2020-02-21 오후 1:29:29

    수정 2020-02-21 오후 3:16:22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최근 택시기사들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 카풀’에 ‘타다’까지 여러 운송 서비스가 나오면서 생존을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9일 법원에서 타다가 합법적인 서비스라는 판결이 나오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택시기사들은 총파업과 더불어 대규모 집회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준비하는 집회 물품만 1만개 이상, 전국 택시기사들이 모일 거라는 게 주최 측의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민의 시선은 차갑다. 택시가 이제 경쟁력이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는 뒤로 하더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는 듯했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최근 대구·경북 지역에서 신천지 교인(31번)이 확진 판정을 받은 후 급속도로 가팔라졌다. 하루에 수십명씩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판이다.

지난해 10월 17일 택시기사들이 서울지방노동청에 ‘타다’를 처벌하라고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 공포는 더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이러한 우려를 반영해 광화문광장 집회를 금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 택시기사가 모이는 대규모 집회를 연다니 시민들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특히 택시기사의 직업 특성상 그 위험성은 더 크다. 혹시라도 집회에서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나온다면 ‘집회 확진자→다른 택시기사→승객’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올 수도 있다. 택시 안에 불특정 다수의 승객이 타고 내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감염 경로 또한 전혀 예측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우려를 표하자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같다”라는 택시협회 집행부의 답변은 자신들이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전혀 짐작도 못 하는 듯하다.

택시기사들은 여러 위기에 처할 때마다 “우리는 시민의 발이며, 그동안 시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했다”고 호소했다.

그런데 코로나19를 더 확산시킬 수도 있는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택시를 ‘시민의 발’로 인정하는 시민이 있을까? 오히려 자신들 밥그릇만 챙기려고 코로나19를 퍼뜨리는 이들로 보진 않을까?

‘시민의 발’을 자처한다면 지금이라도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은 전염병 확산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지,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실력 행사를 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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